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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내각의 경제정책(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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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내각의 경제정책(사설)

입력
1990.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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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의 개각에서 경제팀의 거의 전원이 유임되었다는 사실은 새해의 경제운용이 이미 발표된 기본계획대로 추진될 것임을 강력히 시사해주는 것이다. 지난 21일에 발표된 91년도 경제운용의 기본방향은 제조업의 경쟁력 회복과 임금 및 물가의 선순환구조 정착 그리고 정부의 신뢰성 조성에 둔다는 것이었다.경제팀의 유임은 경제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을 보장해준다는 점에서 정부의 신뢰성 회복에 도움이 되리라고 믿어진다. 그 동안 정부는 잦은 경제각료의 경질로 정책수행상의 일관성을 잃어왔으며 공연한 경제위기설의 강조로 국민에게 약속했던 정책을 하루아침에 번복하는 사례도 여러 번 되풀이해왔다. 현실파악이나 전망판단에서 안이하고 부정확한 일이 많았음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정부가 설정한 경제운용의 기본방향에 대해 우리는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도 사회간접자본시설에의 투자나 기업에 대한 금융상의 지원시책 등이 투자팽창과 그에 따른 물가불안을 선도할 위험성이 크다는 것을 지적한 바 있거니와 지자제선거 등 내년의 제반 사회여건이 물가안정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 등에 비추어 우리는 다시 한 번 인플레 기대심리 진정을 위한 대책강구를 물가당국에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금년도의 경제성장률이 비록 9%에 이르는 비교적 높은 것이기는 했으나 그 내용이 주로 건설부문의 이상과열과 소비지출의 증대 등에 힘입은 것들이어서 결코 환영할 만한 성질의 것이 되지 못하였다.

제조업의 성장기여도가 해마다 떨어지고 있으며 그 결과 수출이 줄어들고 반대로 수입은 늘어나면서 국제수지를 적자로 돌려놓은 것도 성장내용을 부실하게 만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가 제조업의 경쟁력 회복에 내년도 경제운용의 최우선순위를 부여한 이유를 이해할 만하지만 물가상승을 억제하지 못하는 한 경쟁력 회복은 고사하고 경제전체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명확해진다.

그렇지 않아도 내년의 경제여건은 올해보다 더 어려워지리라는 전망이 전문가들 사이의 지배적 견해이다.

불안한 유가,수입개방에 따른 수입의 급증,세계적인 성장둔화추세에다가 제조업설비투자의 부진,갖가지 물가상승요인 등이 겹쳐서 경제운용의 갈피를 잡지 못하게 할 우려마저 없지 않다.

그런중에서도 특히 우리가 염려하는 것은 정부의 방만한 통화관리방식이다. 정부는 제조업의 경쟁력 회복이라는 명분 아래 세계적인 경제여건이 좋았을 때 밀어붙였던 거와 같은 성장위주정책을 그냥 답습해나가지나 않을까 걱정스럽다. 돈은 많이 풀려났는데 기업들이 자금난을 호소하고 있다는 것은 자금의 흐름이 그만큼 왜곡되어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며 심각한 스태그플레이션의 조짐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 정부가 왜곡된 자금의 흐름을 바로잡을 생각은 않고 온갖 이유를 들어 재정팽창에 몰두한다면 위기관리는 고사하고 위기상황을 더 악화시킬지도 모를 일이다. 모든 정책을 안정기조유지에 바탕해서 수립하고 추진해나가야 한다는 것을 재차 강조하고 또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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