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긍정시각에 고무/「거처」 여론 마지막 탐색/측근 회동 “연내 하산” 결론 집약/조계종 서 총무원장 현지로… 하산동행설 /특사 연기에 수긍·「고의」 의심도○…백담사에 은둔중인 전두환 전 대통령의 하산이 초읽기에 돌입한 듯 시일이 흐를수록 분주한 모양새를 갖추어가고 있다.
노태우 대통령의 「하산 희망」을 전달할 김영일 청와대민정수석비서관의 「백담사행」이 폭설에 의해 27일로 연기되었지만 26일에도 청와대와 전씨측은 하산시기·방법 등 절차문제를 놓고 계속적인 협의를 벌이고 있으며 백담사와 조계종측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백담사의 김도후 주지가 이례적으로 상경,조계종의 지도부와 만났는가 하면 서의현 조계종 총무원장이 금명 백담사를 방문할 것이라는 종단 쪽 소식이 있어 임박한 하산시기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백담사측은 이날도 전씨의 하산시기에 대해 『전 전 대통령이 김 수석을 만나 노 대통령의 입장을 청취한 뒤 하산문제를 결정할 것』이라는 원칙론만 표명하고 있으나 내년초로 하산시기가 넘어가지는 않을 것만은 분명한 기색이다.
지난 25일 백담사를 방문해 전 전 대통령에게 노 대통령의 「발언내용」과 하산에 대한 정치권 및 여론동향을 보고한 뒤 서울로 돌아와 김 수석과 하산시기·절차 등을 협의하고 있는 이양우 변호사는 『몇 가지 마무리 지을 대목이 있다』면서도 밝은 표정만은 잃지 않았다.
전씨 측근들은 이와 관련,전날에 이어 26일에도 장세동·안현태·민정기 비서관 등이 잇따라 만나 하산문제를 논의했는데 늦어도 31일까지 하산해야 한다는 결론을 집약.
전씨 측근은 야권 등 정치권의 반응이 「연희동 복귀」에 긍정적이라는 데 크게 고무된 듯하나 연희동 자택으로 귀환한 뒤의 여론추이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래서 백담사 일각에선 일단 이달말께 연희동으로 귀환하되 적절한 시기에 「제3거처」 물색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이에 대한 최종결론 여부가 주목.
○…영동지역의 폭설강풍으로 서울백담사간 통행이 거의 두절됨에 따라 26일 백담사를 찾는 내방객의 발길도 완전히 끊긴 상태.
이날 상오 전 전 대통령의 하산문제 상의를 위한 김영일 청와대민정수석의 방문마저 연기돼 백담사는 종일 아무런 외견상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채 정중동의 상태.
그러나 이미 전씨의 조기 하산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듯 주민들은 다소 술렁이는 모습이었고 특히 이날 강원국토관리소 소속 제설차 1대가 이례적으로 백담사에서 용대리 입구까지 8㎞ 산길을 말끔히 치워 『전씨 하산이 수일내로 임박했다는 증거』라는 추측이 무성.
반면 김 수석의 방문연기 소식에 대해 백담사측은 대부분 기후 때문이란 설명에 수긍하는 모습이었으나 일부에선 서울 쪽의 「고의성」이 담긴 게 아니냐는 얘기도. 한 관계자는 『비록 눈 때문에 서울서 이곳까지 7∼8시간 걸리겠지만 못올 정도는 아니며 더구나 대통령특사 자격인 사람이 꼭 오려고만 하면 날씨가 문제겠느냐』며 『혹시 어제 서울로 간 이양우 변호사와의 얘기가 잘 안 된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
○…한편 이날 모 지방언론에 「전씨 30일 상오 9시 하산」이란 기사가 1면 머리기사로 실려 절관계자는 『어떻게 이런 기사가 나갔느냐』며 궁금증을 표시하며 『서울 쪽에서 이미 방침이 선 것 아니냐』고 관심.
특히 백담사 주지 김도후 스님이 지난 24일 서울로 올라간 사실과 함께 조계종 서의현 총무원장 등 몇몇 스님이 백담사를 방문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아 전씨의 조기 하산 분위기를 뒷받침. 특히 서 총무원장은 전씨가 지난 88년 11월 이곳에 올 때 장소를 주선하는 등 입산에 상당한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이번 하산에도 동행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백담사=정병진 기자>백담사=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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