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소몰서 간부생활 시작… 온건노선 추구/보수파반발 무마… 개혁박차 위한 「차선포석」외부세계에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겐나디·야나예프가 소련헌법의 개정에 따라 신설된 부통령직에 지명된 것은 일단 예상을 벗어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주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이 사임을 발표하고 난뒤 고르바초프는 그를 부통령직에 임명할 생각이었다고 밝힌 바 있어 야나예프의 부통령직 지명은 셰바르드나제의 부통령직 고사에 따른 차선의 선택으로 일단 분석된다.
그러나 셰바르드나제 외에도 정치적 비중이 높은 인물이 많은 소련정가에서 정치적 신인이라고 할 수 있는 야나예프가 일약 소련권력구조내의 제2인자로 발탁된 것은 의외의 인사라고 아니할 수 없다.
고르바초프의 이러한 파격적인 인사는 두가지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해 볼 수 있다. 우선 고르바초프가 노린 것은 지난 7월의 28차 공산당대회 이후 권력으로부터 멀어진 공산당과 강화된 대통령 권력과 연계를 지음으로써 경제침체를 배경으로 날로 목소리를 높여가는 보수세력을 다독거리자는 것이다.
지난 28차 공산당대회에서 고르바초프는 야코블레프 셰바르드나제 등 주요 핵심측근들을 공산당 정치국에서 물러나게 함으로써 공산당을 사실상 형해화시켰다.
보수파들이 최근 들어와 유례없는 단결을 과시하며 개혁파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는 이유는 권력으로부터 영영 멀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근본원인이라고 고르바초프는 나름대로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 7월 공산당대회에서 정치국원으로 임명된 정치신인을 막중한 제2인자로 수직상승시킨데서 고르바초프의 숨겨진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즉 중앙정치무대에서의 경력이 일천한 야나예프를 임명,2인자의 자리를 문자 그대로 명목상의 2인자로 머물게 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고 보아야 한다.
즉 보수파에게는 명분을 주고 개혁을 추진할 권력은 자신이 완전 장악하는 실리를 얻자는 것이다.
야나예프의 정치적 성향은 온건개혁노선으로 분류될 수 있다. 그는 부통령직에 지명된뒤 고르바초프의 개혁노선을 지지한다고 밝히고 경제를 안정화시키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야나예프는 59년 고르키 농업연구소를 졸업했으며 67년에 전연방 법률연구소에서 법률학박사 학위를 획득했다. 그는 엔지니어생활을 거친뒤 공산당의 청년조직인 콤소몰에서 간부로 당료생활을 시작했다.
지난 4월과 7월사이 짧은 기간동안 소련의 공식노조의 중앙위원회 의장직을 역임했으며 지난 7월 공산당 28차 전당대회에서 공산당 정치국의 정위원 및 이번 헌법개정으로 폐지되는 대통령위원회 위원에 선출되었다.<유동희기자>유동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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