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교육방송이 시작된다. 교육만을 전문으로 하는 TV와 AM·FM 라디오 채널이 처음으로 본격가동되는 것이니 우선 축하를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모처럼의 출범인데도 진정한 공영방송이 되지 못하고 실제로는 문교부의 관영방송으로 낙착된 데 대한 아쉬움과 걱정이 남는다.교육방송의 본령은 전국민의 진정한 안방학교 구실을 하는 데 있다. 세계가 첨단지식과 기술경쟁시대로 치닫고 있는 지금 나라의 발전은 국민들의 교육수준에 달려 있고,국민적 평생교육의 효과적 수행을 위해서는 방송매체의 전파 및 전달성이 가장 유용한 수단이 된다. 이 때문에 국민들의 진정한 안방학교로 교육방송의 필요성이 일찍부터 강조되어왔던 것이다.
이번 개국한 교육방송도 이같은 여망에 따라 TV와 라디오를 동원한 사실상의 전일방송을 목표로 삼고 있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 그 영향력은 대단해질 것임을 짐작키 어렵지 않다.
문제는 이같이 중요한 「안방교육」을 관영으로 탈바꿈시킨 당국의 관료적 발상에 있다. 교육방송이니까 무조건 교육부에서 맡아야 한다는 절대체제적 논리이다. 애당초 교육계와 당국의 발상은 교육방송의 독립이었고,그 독립성 보장을 위해 한국교육방송공사를 설립해 공영으로 운영키로 했었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이 계획이 방송구조개편작업과 맞물려 있는 데다 KBS사태에 겁먹고는 방침을 하루아침에 변경하는 무리를 감행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교육방송의 운영도 3원적이 될 수밖에 없게 됐다. 편성과 감독은 문교부,제작은 교육개발원,실제방송은 방송전문인들이 맡게 되는데,세 요소가 맞닥뜨린 가운데서 교육방송의 독립성은 물론이고 자율성이나 전문성마저 기대키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나와 있는 것이다.
오늘날 교육을 학교교육만으로 한정해서 보는 사람은 없다. 사회교육·직업교육·평생교육 등으로 다양화되어 있고 그 대상도 온갖 계층을 대상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이런 특성을 가진 교육방송을 문교부가 맡아 학교교육의 연장수준에서나 맴돌다 간 국민적 기대감은 결국 물거품이 될 게 확실하다.
이 때문에 당장 방송이 시작된 시점에서 강조되어야 할 것은 비록 관영방송일망정 관료적 경직성에서 탈피,사회적 중지를 모으고 자율성과 전문성을 허용하는 전향적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또한 이같은 자세를 통해서라야 교육방송을 비대해진 기구나 그 특성에 걸맞게 공영화로 독립시킬 수 있는 기반도 비로소 조성할 수가 있을 것이다.
관주도만으로 매사를 이끌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 이제 막 출범한 교육방송도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거듭나기를 우리는 당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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