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로원 49명에 매월 만원씩/“친자식도 이렇게 못할텐데”/모처럼 목욕도 하고 소주 한잔도「이름없는 50대 아들」이 14년 동안 양로원의 노인들에게 매월 용돈을 보태주고 있다.
경기 과천시 중앙동 구세군 양로원에 있는 49명의 노인들은 이름없는 아들의 효심으로 세밑의 추위와 외로움을 느끼지 않고 지낸다.
구세군 양로원의 노인들은 매달 둘째주 일요일이면 한사람도 외출하지 않고 이 아들을 기다린다.
지난 9일에도 이 독지가는 양로원의 12개 방을 찾아다니며 문안인사를 드리고 1만원권 새 돈을 49명에게 일일이 쥐어주고 돌아갔다.
노인들은 지난 76년부터 매달 어김없이 찾아오는 「산타클로스」에게 이름만이라도 알자고 통사정했으나 『저를 여러분의 아들로 생각하십시요』라는 말만 들을 수 있을 뿐이었다.
양로원에서 의식주는 해결되나 담배값이나 외출시 차비 등 용돈이 궁한 노인들에게 매달 주어지는 1만원은 큰돈이기도 하지만 혈육에게서 받는 것과 똑같은 「사랑」이 전해져와 한푼이라도 아껴쓰고 있다.
시내에 나가 목욕도 하고 갈비탕 한그릇으로 요기를 한 뒤 모처럼 소주라도 한잔 기울이기라도 하는 날이면 「50대 아들」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양로원에 들어온 뒤 10년 동안 거르지않고 새 돈으로 1만원씩을 받았다는 박경순할머니(86)는 『친자식이라도 이렇게 한마음으로 모실 수 있겠느냐』며 『한달도 거르지않고 찾아주는 정성이 눈물겹다』고 말했다.
출가한 막내 딸과 살면서 손녀 셋을 길러주고도 딸 눈치보기가 싫어 지난 2월 양로원에 들어왔다는 한모 할머니(76)는 『자식이 여럿 있지만 용돈 한번 받아본적이 없다』며 이름없는 아들의 선행을 칭찬했다.
이 양로원 조동휘원장(58)은 『그분의 1만원은 돈많은 사람들의 수백만원보다 값진 사랑』이라고 말했다.<과천=정정화기자>과천=정정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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