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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경제 급진개혁 불가피”/IMF·EC 등 연이은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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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경제 급진개혁 불가피”/IMF·EC 등 연이은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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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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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중간한 시장전환으론 오히려 사태 악화”/체제향방 가름할 기본자료로 큰 영향 줄 듯서방측이 소련의 경제를 종합적·심층적으로 평가 분석한 최초의 공식보고서 두건이 21일 동시에 발표돼 관심을 끌고 있다.

그 하나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IBRD)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럽재건개발은행(EBRD) 등 대표적인 4대 서방 경제기구들이 내놓은 보고서이며,다른 하나는 유럽공동체(EC)가 발표한 것이다.

IMF등이 제시한 보고서는 미·독·일·영·불 등 서방 선진7개국(G7)의 요청으로 이들 기관들이 5개월여동안 소련경제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다. 또 EC 집행위원회가 제출한 보고서는 소련 경제개혁을 지원하기 위한 EC의 차관제공 가능성을 검토하라는 지난 6월말의 더블린 EC 정상회담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이 두건의 보고서는 앞으로 서방측의 대소 경제지원 정책결정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자료라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더욱이 서방측의 소련경제 지원은 개혁·보수파간에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는 현 소련체제의 향방을 결정할 주요한 요인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어 그 중요성을 더하고 있다.

실제로 G7의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은 내년 1월 워싱턴에서 회담을 갖고 이 보고서를 토대로 대소 지원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하며,EC도 이와 비슷한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 두건의 보고서의 기본골격을 보면 대소 경제지원은 불가피하지만 마구잡이식의 자금투입에는 반대한다는 내용이다.

서방측은 현재 소련경제 상태가 『전통적인 계획경제체제는 붕괴되었지만 완전히 없어진 것이 아니며 새로운 시장경제체제는 아직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과도기」임을 분명히 했다.

때문에 경제체제 개혁을 위한 강력하고도 합리적인 조치들이 취해지지 않는한 소련경제는 앞으로 더욱 악화될 것이며 더 나아가 무너질 위험성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따라서 이론적으로 보면 점진적인 개혁추진이 이상적이나 소련의 경우는 급격하고 전면적인 개혁이 절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소련은 우선 각종 상품에 대한 가격통제를 과감히 해제하는 동시에 임금통제와 같은 단호한 조치를 실시,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에 따른 인플레 등 부작용들을 방지해야만 한다고 이 보고서는 권고했다.

또 소련경제가 확산되는 민족분규와 환경문제에 대한 소련 국민들의 점증하는 두려움 등 새로운 요소들로 더욱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소련은 법률개정,무역체제의 개혁은 물론 농업 유통 에너지 제조업 등 극히 중요한 경제부분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을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C가 발표한 「안정화,자유화 및 분권화」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소련이 새로운 형태의 기업허용,물가의 제한적 자유화 등 몇가지 긍정적 개혁조치 등을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경제활동이 여전히 국영산업부문에 의해 지배되고 있기 때문에 정국혼란,물품부족 현상 및 인플레 심화 등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보다 포괄적인 자유화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 보고서들은 연방정부와 각 공화국간의 올바른 관계정립이 소련경제 회복에 절대 필요한 선결조건이라고 전제,이 문제에 대한 조속하고도 합리적인 해결을 촉구했다.

결론적으로 서방측은 소련에 대해 「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논리를 앞세워 어렵고 힘든 결정을 요구하고 있다. 즉 선진국들이 제3세계에 지원을 할때 제시하는 조건과 흡사한 조건을 내놓고 있는데 서방측은 이러한 방법 이외에는 별다른 뾰족한 대안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한 소련측의 반응은 아직 명확하지가 않다. 다만 소련내 급진 경제학자들은 대체로 이 보고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 경제학자들은 이 보고서가 수십년간에 걸쳐 시행돼온 중앙계획경제를 단 2년안에 시장경제로 대체하려는 급진적인 「샤탈린안」과 많은 점에서 유사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샤탈린은 이 보고서에 대해 『원칙적으로 공평하며 보통 의사들의 처방과 같은 성격의 경제적 처방이다』고 평가했다. 또 샤탈린과 함께 대통령위원회 위원인 페트라코프도 『보고서의 권고내용이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도 통화제도의 안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도 개혁가속화 촉구가 과연 그대로 이행될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각 정파간 극단적인 대립현상을 보이고 있는 소련이 과연 이같은 서방측의 권고를 어느 정도 받아들일지는 아직 속단하기 힘들다. 하지만 소련측의 반응과 이에 대한 서방측의 대응이 앞으로의 소련 진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만은 분명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이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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