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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쌀」 북 전달 계기로 본 운동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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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쌀」 북 전달 계기로 본 운동 현황

입력
1990.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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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만명 기탁… 「사랑나누기」 전파/“9년 풍년 보답” 기독교서 시작/57개 기관·대표 등 2백60명 발기… 본사 후원으로 가속/모금 한달여 만에 성금 10억 답지… 주최측도 깜짝 놀라/만3천여 소년소녀가장에 쌀 전달땐 직접방문 격려북한동포에게 사랑의 쌀이 전달되고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4개국에도 쌀이 원조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쌀 풍년을 사랑의 풍년으로」 만들자는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은 기독교계에서 뜻을 모으고 한국일보사가 적극 후원,지난 3월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범국민적 민간운동.

이 운동의 구호가 말해주듯 9년간 계속된 풍작으로 남아 도는 쌀을 성금으로 사들여 불우이웃과 해외빈민·북한동포에게 지원함으로써 쌀의 재고누적을 해소하고 사랑을 나눠주자는 취지이다.

범기독교 교파의 연합모임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명예회장 한경직 목사·회장 박맹술 예장통합총회장)가 모체가 돼 산하에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본부」를 발족키로 한 것은 지난 2월17일.

○“남는 쌀도 줄이자”

서울 서초구 반포동 남산감리교회에서 기독교 전교파의 대표자는 물론 한국기독실업인회,한국교회평신도단체협의회,한국장로협의회,한국기독교국민화합운동협의회 등 기독교 관련단체와 YMCA YWCA 상록회 농협 등 전국적 조직을 갖고 있는 57개 기관·단체 대표 등 2백60여 명이 모여 발기인대회를 가졌다.

기독교계의 원로목사들은 지난해말부터 풍년의 은혜와 축복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한경직 목사 등 교계 원로들은 쌀 풍년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 사랑의 기근은 더욱 깊어만 가고 쌀소주 쌀과자 등으로 과소비가 조장되며 당시 1천1백만섬이 넘는 재고미 관리비용만 연간 3천억원이나 드는 현실에서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같은 취지에 따라 3월1일 발족한 운동본부는 대표에 한 목사,실행위원장에 이한빈 장로(전 부총리),운동본부장에 박세직 집사(전 서울올림픽조직위원장)를 위촉하고 서울 종로구 연지동 여전도회관에 교계의 성금으로 사무실을 마련했다.

○서민층이 운동의 주역

지난해 이후 「함께 사는 사회」 캠페인 등으로 어려운 이웃과 소외계층을 도와온 한국일보사는 이 운동을 공식후원하기로 했다. 운동본부의 요청에 따라 본사와 각 지사·지국에 성금접수창구를 마련했으며 거의 하루도 걸름없이 성금기탁자들의 명단과 사연을 보도,이 운동을 널리 알렸다. KBS MBC CBS 극동아세아방송 각 기독교계 신문 등도 이 운동을 소개했다.

성금은 계속 답지해 순수한 민간운동인데도 한 달 만에 10억원의 성금이 답지했다. 운동본부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남대문시장 상인들이 첫날부터 시장 골목에 이 운동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을 걸고 상인들이 모은 성금을 전해온 것을 시작으로 기독교 신자와 가정주부 초·중·고학생 택시운전사 농민 군인가족 회사원 등 서민층이 처음부터 지금까지 이 운동의 주역이었다.

○해외서도 6천만원

한국일보사도 모금함을 설치,전 직원을 대상으로 성금을 거두었다.

노태우 대통령은 3월7일 한 목사 등 운동본부 관계자들과 장강재 한국일보 회장을 청와대로 초치,오찬을 함께하면서 『이 운동이 불우이웃을 돕는 차원을 넘어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을 해소할 수 있는 범국민적 운동으로 승화되길 바란다』며 격려하고 금일봉을 전달했다.

이 운동을 주관한 기독교계에서는 광림교회와 영락교회가 각각 1억원을 전하는 등 교회마다 특별헌금과 금식기도 등을 통해 빠짐없이 헌금,전 교파가 사랑으로 일치하는 계기가 됐다.

기업체 금융계 정부산하기관 등도 사원모금을 통해 거의 빠짐없이 성금을 전해왔고 특히 각 부대의 군인교회와 농협,한전의 전 지점이 동참했으며 주식회사 세모 유병언 사장은 가장 많은 1억2천만원을 쾌척했다.

LA 뉴욕 등 미주지역과 일본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독일 프랑스 브라질 등의 해외교포들의 성금도 6천여 만 원에 이르렀다. 또 외국기업체까지 성금을 전해왔으며 국제적 구호기관인 국제기아대책기구(FH) 야마모리(산삼) 회장이 내한,도울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대학가선 대자보 소개

이웃사랑의 마음은 여러 형태의 모금운동으로 벌어져 더욱 값졌다. 일일찻집 백화점 자선바자 자선공연 자선체육대회 등이 이 운동을 주제로 펼쳐져 수익금을 기탁했고 대학가에는 이 운동을 소개하는 대자보가 나붙기도 했다.

1차 모금기간이 끝난 6월30일까지 한국일보사와 운동본부에는 23억1천만원의 성금이 접수됐으며 12월19일 현재까지는 성금액이 25억7천6백만원으로 늘어났다.

단체별로 집단적인 모금운동이 벌어진 것을 감안할 때 성금기탁자는 총 20여 만 명이 넘는다.

운동본부는 어린이날을 기해 사랑의 쌀을 분배하기 시작,1차로 5월말까지 전국의 소년소녀 가장 1만3천여 명에게 1인당 40㎏씩(4만7천원 상당) 전달했다. 사랑의 쌀은 농협을 통해 각 지역의 교회에 수송돼 교회자원봉사자,청년지역사회개발상록회 회원 등이 직접 가가호호를 방문,쌀을 전하고 용기를 북돋웠다.

○수재민들에도 전달

소년소녀 가장·결식아동에게 8억2천만원 상당,사회복지시설에 1억6백여 만 원 상당,수재민에게 1천7백여 만 원 등 국내의 어려운 사람에게 9억4천여 만 원 상당의 쌀이 나눠졌다. 해외에는 방글라데시 필리핀 인도 캄보디아에 4억8천여 만 원 상당이 곧 원조될 계획이며 북한동포에게 지난 7월 1만가마 8억3천만원 상당이 비밀리에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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