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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요금 연말 인상러시 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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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요금 연말 인상러시 재연

입력
1990.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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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두자리… 한자리수 정책과 모순/버스·전기료 등도 택일만 남아예상했던대로 공공요금인상 러시가 시작됐다.

지난달 25일 휘발유 등유등 일부 기름값이 인상조정되면서 올 연말과 내년초에 걸쳐 대대적인 공공요금 인상이 뒤따를 것이라는 예상에 대부분 국민들은 이미 체념상태였다.

또 이승윤 부총리를 비롯한 경제부처장관들은 그동안 정기국회 답변을 통해 여러차례 관련 공공요금의 인상이 불가피함을 흘려왔었다.

지난 85·86년이후 4∼5년간씩이나 현실화가 유보된 일부 공공요금을 더이상 눌러 놓을 수 없었다는 물가당국의 고충은 나름대로 이해가 간다.

그러나 이번에 인상된 요금이 대부분 두자리수로 대폭 조정된 것은 그간 공공요금의 인플레심리자극 효과를 우려해온 당국의 자세와 크게 동떨어지는 결과가 아닐 수 없다.

18일 국회가 내년예산(일반회계)은 18.9%,공무원 봉급 12.7%,의원세비는 22.8%씩 각각 올린데 이어 이날 공공요금까지 큰 폭으로 인상예고 됐으니 소위 공공부문의 가격은 대부분 두자리수의 제몫찾기를 보장받은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국책은행을 비롯한 24개 정부투자기관의 내년 임금인상률은 5∼7%선에서 묶고 민간기업의 임금도 한자리수 안정을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모범보이지 못하는 일을 민간부문에 강요하는 것은 가뜩이나 굳건하지 못한 정책신뢰도를 더욱 떨어뜨리는 결과를 빚을지도 모른다.

당국이 이번 인상의 배경으로 제시한 내용은 대부분 국민들에게 귀에 익은 해묵은 이유들이다.

지난 85년이후 공공요금이 동결돼 투자확대와 양질서비스제공에 제약요인이 돼 왔다는 것. 국제간 공공요금가격을 비교해보더라도 우리나라를 1백으로 잡을 때 ▲철도는 일본 4백51,프랑스 3백72,서독 6백 ▲지하철은 일본 2백83,프랑스 3백76,서독 4백2 ▲상수도는 일본 4백67,프랑스 2백88,서독 3백51 등으로 우리 요금수준이 너무 낮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투자재원을 대부분 외부차입에 의존,지하철의 경우 연간 영업수익보다 차입금에 대한 이자부담이 더큰 실정이고 낮은 요금때문에 원가보상비율이 부산지하철 29%,서울지하철이 49% 등 절반에도 못미쳐 적자경영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결손액을 그동안 재정으로 메워온 결과 올해 철도부문에 대한 일반회계 예산지원액이 5백79억원에 달하는등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는 얘기다.

정부는 또 지난해 민간항공사의 국내선적자액이 대한항공 4백74억원,아시아나항공 3백14억원에 달하는등 민항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염려하고 있다.

이러한 논리전개로 당국은 수익자부담원칙에 따라 재정부담을 줄이고 투자확충과 서비스질향상을 위해 요금현실화가 불가피했다고 밝히고 있다.

아울러 이번에는 물가영향이 적고 85∼86년이후 가격조정이 전면동결된 요금만 대상으로 삼았다고 주장한다.

당국분석에 따르면 이번 인상에 따른 소비자물가부담은 모두 합쳐 0.199%포인트에 불과하고 그나마 국내항공료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내년 1월초에나 지수에 반영돼 연말 한자리수 물가유지는 자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같은 주장은 물론 나름대로 수긍이 가는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공공사업이라고 마냥 밑지는 장사만하라고 할 수는 없다.

또 이웃나라 일본은 해마다 인상요인이 생길때마다 소폭으로 현실화 작업을 계속한데 비해 우리나라 역대장관들은 모두들 재임중 인상결정을 주저,인상압력을 폭발직전까지 오도록 눌러온 결과 이번과 같은 사태를 자초했다는 반성도 귀담아 들을 만하다. 공공요금이 인플레심리에 미치는 자극효과를 감안할 때 「단타」식 조정방법으로 심리적 부담을 더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이번 인상은 과거 60·70년대에 있었던 공공요금의 연말 인상러시가 십수년만에 되풀이되는 느낌이어서 개운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이번에 조정된 공공요금의 인상폭을 자세히 훑어보면 물가정책을 총괄하는 경제기획원의 역할이 과거와 다소 변화된 것이 엿보여 주목된다.

지금까지 경제기획원은 관계부처가 공공단체나 업계의 요구를 일단 여과해 수정한 인상폭을 으레 한번더 깎아내리는 임무를 전담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일부요금에 대해 관계부처 요구수준이상을 반영한 흔적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 25일 교통당국은 철도여객 7.8%,철도화물 8%,부산지하철 16.4%,국내항공료 19% 인상안을 기획원에 제출했다.

또 지난해 9월 「맑은물」공급대책발표때 90∼93년 매년 9%씩 수도요금을 인상키로 했었다.

그런데 이번 인상때 철도요금은 여객이 평균 12.3%,화물이 2배인 16%,부산지하철은 11%포인트 높은 27.4%,항공료 22%,상수도료는 13.5%나 올랐다.

내년초 유가 추가인상감안등 속사정이 있을지 모르나 이점에 관해 좀더 설득력 있는 해명이 필요할 것 같다.

내년초에도 유가재조정과 함께 시내외 및 고속버스,연안선박운임 등 각종 공공요금들이 「인상택일」만 기다리는 상태다. 여기에 전기료 11.9% 인상과 가스료 최소 20%이상 인상요구안이 기획원에 이미 제출돼 있어 한동안 국민들은 「인상공포」에 시달려야 할 전망이다.<유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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