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금노련의 처신/홍선근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금노련의 처신/홍선근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0.12.18 00:00
0 0

노조문제가 빈발하는 때가 아닌 한 겨울에 은행노조들이 발칵 뒤집혔다.파업 1백일을 넘기고 있는 호주계 외국은행인 웨스트팩은행사태와 관련,상급단체인 금융노련이 웨스트팩은행의 사용자측과 비공식적으로 만나 회원조합 보다는 사용자측 입장에서 대노조대응방식을 협의한 듯한 메모가 공개되면서 그 진상규명을 둘러싼 회오리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는 것이다.

웨스트팩 노조측이 입수한 문제의 메모는 웨스트팩은행의 최동수 지점장이 지난 9월18일 금융노련의 현만기 부위원장 겸 지도처장을 만난 후 대화내용을 정리해 놓은 것으로 이 자리서 현 처장은 웨스트팩은행사태에 대한 노동계의 지원움직임을 『제3자로 고발해서 가지를 쳐버리라』고 권고하는가 하면 『웨스트팩은행 노조가 교섭권을 위임하지 않으면 금융노련은 발을 뺄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기록돼있다.

이에 대해 웨스트팩은행 노조는 회원조합을 위해 사용자측에 압력을 행사해야 할 금융노련이 도리어 사용자측과 야합,노조탄압방식을 지도하고 있다고 강력히 반발하며 지난 11일부터 농성장소를 웨스트팩은행 사무실에서 금융노련 사무실로 옮겨 항의를 표시하고 있다. 노총도 공식적으로 제3자 개입금지조항을 악법이라며 폐지를 추진하는 판에 금융노련이 제3자 조항을 걸어 지원세력을 차단하라고 사용자측에 충고한 것은 회원조합에 대한 배신이라는 주장이다.

금융노련은 이러한 문제제기에 대해 대화내용의 앞뒤가 잘린 탓에 발생한 오해라고 밝히고 금융노련이 사용자측과의 협상과정에서 강경일변도로 나가지 않고 다양한 방법을 구사하다보니 생기게 된 일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아직 사태의 진상이 어느쪽인지는 확연하게 드러나 있지 않은 상태이다.

그러나 금융노련이 사용자와 만나는 과정에서 상급단체로서의 자기역할과 위상을 명확히 천명하고 설정하기보다는 되레 사용자측에 대응기술을 지도한 듯 한 오해를 낳기에 충분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더구나 웨스트팩은행 노조원 14명이 자신들의 조합비로 운영되는 상급단체인 노련사무실에서 농성을 벌이는 데 대해 금융노련이 「난입」이라고 표현함으로써 금융노련이 조합원의 단체행동에 대해 스스로 왜곡된 의식을 갖고 있었음을 부지불식간에 드러내놓고 있다.

가재는 개편이라는 데 금융노련은 그것마저 벗어난 것일까. 14명의 웨스트팩 노조원뿐만 아니라 전체 금융노련을 위해서도 이 부분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