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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해범죄완 전쟁 안하나(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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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해범죄완 전쟁 안하나(사설)

입력
1990.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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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사회에서 환경보전과 자연보호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로 강조되는 것은 단순히 외형상의 경관에 그치지 않고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강과 안락한 주거분위기,생태계의 질서와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수질·토양·공기 등 환경오염은 여러 경로를 통해 유해물질을 인체내에 침투,잔류케 함으로써 생체리듬을 파괴하고 갖가지 질병을 일으켜 건강과 생명을 위협할 뿐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의 보금자리를 피폐시킨다. 공해방지와 추방을 통한 자연환경의 보전이 현대산업사회에서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인 것과 마찬가지로 자연환경을 오염시키는 공해유발 행위는 가장 먼저 뿌리 뽑지 않으면 안될 반사회적인 범죄행위가 아닐 수 없다.환경오염의 원인은 생활오물·축산분뇨·잔류농약·산업폐기물 등으로 분류되고 있으나 그중에서도 독성이 강하고 분량이 엄청나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이 산업공장서 불법방출되는 유해 산업폐기물이다. 정부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사회악 제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데도 생산공장의 공해물질 불법방출이 줄어들지 않고 여전한 것은 기업윤리 부재의 한심한 현상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어서 가증스럽기 이를 데 없다. 환경처가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된 10월13일부터 11월말까지 공해특별단속을 편 결과에 따르면 1천1백47개 위반업소를 적발하여 이 중 5백49개 업소를 고발조치(행정처분병행)하고 1천98개 업소에 조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내렸다고 한다.

40여 일이란 짧은 단속기간에 적발된 업소가 무려 1천1백여 개나 된다고 하는데 놀랍다. 공해위반이 고도로 지능화하여 적발 건수는 실제위반 건수에 비해 빙산의 일각이라고 하는 것이 통념이고 보면 실제로는 이땅이 공해왕국이 되어버렸다는 느낌이 든다.

적발된 업소 가운데는 지난 2년간 무려 여섯 차례나 위반한 업소가 3곳이나 되고 네 차례 위반 3곳,세 차례 위반 10곳,두 차례 위반 15곳이나 된다고 하는 데,이들 상습적인 공해위반 업소에는 형식적인 고발조치나 조업정지에 그칠 것이 아니라 공장폐쇄 등의 강경조치를 취하여 마땅하다. 그렇지 않고는 공해의 근본적인 방지와 자연환경보전은 언제까지나 공염불에 그칠 뿐이다.

생산공장들의 공해물질 불법방류와 관련하여 우리를 더욱 분노케 하는 것은 기업윤리 확립에 앞장서야 할 재벌기업과 국영기업의 대형공장들이 법규를 어기고 산업폐기물을 방출하다가 적발되었다는 사실이다. 자금난에 허덕이는 영세공장들이 공해방지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법류를 어기는 것은 용인할 수는 없어도 딱한 사정을 동정할 수는 있다고 하겠으나 폐수정화시설을 버젓하게 갖춰 놓고도 이를 가동시키지 않고 유해폐기물을 방출시키는 재벌기업과 국영기업 대형공장들의 불법행위는 더할 데 없이 악랄한 반사회적 범죄다. 공장규모가 큰만큼 이들 대형공장의 방출공해물질이 분량도 많고 폐해가 엄청나다.

피해가 현장에 국한되는 일반범죄와 달리 공해관련 범죄는 피해가 누적된 뒤에야 드러나는 잠복성이지만 사회전역으로 확산되기 때문에 대량 간접살상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같은 공해범죄의 근절에는 당국의 철저한 단속보다는 관련당사자의 자성과 자제가 더욱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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