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북한경제 알려진 것보다 더 나빠”/생산소비재부문사이 심각한 불균형/노동력 풍부하나 숙련기능공은 부족/남기술·자본과 상호 보완해야소련의 경제학자들은 북한경제의 실상에 대해 국내나 서방학자들보다 훨씬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11일 한국개발연구원(KDI)대회의실에서 「90년대 동북아시아 경제협력전망」을 주제로 공동심포지엄을 벌인 소련의 국제경제 및 정치연구소소속 학자들은 연구논문을 통해 지난해 북한의 국민 1인당 GNP는 4백달러로 중국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같은 평가는 국토통일원등 정부기관과 국내학자들이 그동안 미 CIA(중앙정보국)나 일본의 조일무역협회자료를 인용,지난해 북한주민 1인당소득이 9백87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한 것과 비교할때 절반이하에도 못미치는 숫자이어서 주목된다.
이번 한소공동세미나를 주관한 KDI 북한경제연구센터 연하청소장은 14일 『이번 심포지엄에서 논문을 발표한 소련측 아시아경제연구센터 소장 트리구벤코박사는 그동안 수차례나 평양을 방문,북한경제실상을 직접 체험했다고 주장했다』며 『트리구벤코박사는 소련내에서 북한경제분야에선 권위자로 꼽히고 있어 연구결과의 설득력을 인정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소장은 『소련측의 북한 GNP추계 근거는 ▲공업생산설비의 가동률이 50%에 못미치고 ▲북한이 자국화폐의 공식환율을 미달러당 1.7원으로 주장하고 있는데 반해 이번 논문에서는 달러당 2.18원으로 현실적으로 평가,이같은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소련 국제경제 및 정치연구소는 연방정부 사회과학원 산하기구로 개방전까지는 세계사회주의 경제체제연구원(IEWSS)이라는 명칭으로 알려졌으며 북한을 비롯,쿠바와 동구권등 사회주의 국가별로 경제실상파악이나 제도분석 역할을 맡아왔다.
다음은 트리구벤코박사가 이번에 발표한 「북한의 경제정책과 잠재력」이라는 논문의 주요골자.
북한은 소련의 스탈린식산업화 이념아래 공업화를 추진했다. 즉 군산복합체 형태로 경제를 운용,생산수단(자본재)을 생산하는 부문과 소비재생산부문사이에 심각한 불균형을 낳았다. 최근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주민의 생활수준을 높이는 분야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급격한 경제원리의 변화는 없을 것이다.
지난해 북한예산의 군사비비중은 25%이나 실제 지출은 30%를 웃돌 것이다.
80년대 들어 북한은 대외지향적 산업개방정책을 취하고 있으며 아시아·태평양지역국가들과 경제협력을 모색중이다.
그러나 해외경제 원조가 중단되고 각종 자원도 고갈되고 있다. 더구나 최근 소련과 동구가 개혁·개방으로 인해 북한의 경제계획에 도움을 줄 형편이 못돼 타격을 입고 있다.
노동력은 풍부하나 숙련노동력이 부족하고 외국의 선진관리기법도입이 차단됐으며 낙후된 사회간접자본시설과 가공산업의 후진성등이 산업화진전의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마이너스성장을 기록,GNP(국민총생산)는 5%,공업생산은 10%,농업생산은 1%씩 전년보다 각각 줄었다. 대외무역 규모도 3∼4% 감소했다. 1인당 국민소득은 4백달러로 중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북한의 최대애로분야는 동력과 원자재로 석유 가스 코크스 석탄을 대부분 소련에서 수입한다. 그러나 내년부터 대소거래시 태환성 경화로 결제해야하는 데다 석유원자재수입 규모가 전체수입의 40%를 차지,심각한 외화부족사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수출분야는 철·비철금속으로 특히 비철금속이 경화수입의 60∼70%를 점유하고 있어 산출량의 50%이상이 수출된다.
만약 북한이 동북아경제협력에 참여한다면 선박 의류 비철금속 시멘트 등과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기계공업은 기계설비를 대부분 동구와 서방국가로부터 수입했으나 기술수준이 낮아 생산제품은 거의 국내에서 소비하고 있다.
북한경제의 침체요인은 만성적 투자부족때문이며 그 해결책은 외국자본의 활용과 합영기업의 적극적 유치이나 아직까지 서방기업참여는 보잘것 없다.
지금은 북한에 있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문호를 개방하고 군비축소에도 적극 참여할 시기다.
앞선 기술과 자본을 가진 남한과 풍부한 자원과 노동력을 보유한 북한은 상호보완적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북한은 70년대 이후 과학기술의 돌파구를 마련키 위해 대외 정책전환을 시도한 중국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유석기기자>유석기기자>
◇북한의 89년 주요경제지표 (소련 국제경제 및 정치연구소분석)
내 역 단 위 실 적
인 구 백만명 21.9
고 용 자 수 〃 6.45
G N P 십억원 19.5
G N P구성
공 업 % 46
농 업 〃 21.2
성 장 률
G N P % △5.3
공업생산 〃 △10.6
농업 〃 〃 △1
대 외 무 역
수 출 십억루블 1.44
(억달러) (19.5)
수 입 〃 1.79
(28.5)
대 소 무 역
수 출 십억루블 0.56
수 입 〃 0.94
*외채(89년)규모는 67.8억달러(서방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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