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가원수로는 사상처음 소련을 방문하도록 초청해준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깊은 사의를 표하면서 모든 소련 국민에게 한국 국민이 보내는 우정의 인사를 전합니다. 나와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지난 6월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만난 이후 이번 방문으로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갖게 되었습니다.나는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한소간의 우호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모든 방안에 관해 진지한 협의를 가질 것이며 특히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안정과 평화를 증진하기 위한 양국의 협력방안에 관해 깊이 있는 논의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나의 소련 방문은 우리 두 나라가 냉전의 시대를 종식하고 평화와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음을 온 세계에 실증하는 것입니다. 오랜기간 우리 두 나라와 국민을 단절시켜 온 것은 식민세력의 침략과 냉전의 대립이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인류를 갈라 놓고 우리 모두에게 대립과 반목,엄청난 고통과 전쟁을 불러온 이 모든 것을 역사 속에 묻고 있습니다.
아시아 태평양지역은 세계 인구의 3분의2가 살고 있으며 한국으로부터 일본 동남아 호주에 이르는 태평양의 서안은 세계의 번영을 이끄는 새로운 축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한소 양국의 새로운 관계는 아시아 태평양지역에도 개방과 개혁의 물결이 넘쳐오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한반도의 안정은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평화에 핵심적인 과제가 되고 있으며 한소 관계의 발전은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궁극적으로는 남북한의 평화적 통일을 촉진하여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평화에 기여할 것입니다.
나는 「신사고」에 바탕한 페레스트로이카로 세계의 질서를 바꾸고 위대한 변혁을 이루고 있는 소련 국민들의 용기에 경의를 표합니다. 나는 현재 소련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페레스트로이카가 소련을 민주주의와 발전으로 인도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한국은 소련의 개혁노력에 열렬한 지지와 성원을 아끼지 않을 것 입니다.
지리적으로 인접한 우리 두 나라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에 걸쳐 광범한 교류·협력의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양국은 상호보완적인 경제구조를 갖고 있어 통상과 경제협력을 증진할 큰 잠재력을 안고 있습니다. 나의 이번 방문은 모든 분야에 걸쳐 양국간의 교류와 협력을 증진시켜 상호의 번영에 기여할 양국관계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소련과,발전의 활력이 넘치는 한국은 21세기 아시아태평양시대의 동반자로서 새로운 역사의 지평을 함께 열어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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