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한국 잘안다” 경협에 기대/언론서도 대대적 특집보도 준비/호텔등 한국특수로 짭짤한 재미오는 13일 노태우대통령의 역사적인 소련 방문을 앞두고 모스크바는 조금씩 한국 열기가 일고 있다.
크렘린이나 외무부 당국제부 등 소련의 관계 당국들은 멀리 극동에서 오는 귀빈을 맞기 위해 수일전부터 밤샘준비를 하는 등 세밀한 배려를 하고 있고 소련 언론들도 11일부터는 한국 관계 특집기사 및 노대통령과의 인터뷰 등을 대대적으로 보도할 예정이다.
당 기관지 프라우다를 비롯,정부 기관지 이즈베스티야지등은 이미 노대통령과 한소관계 등에 관해 특별회견을 해둔상태인데 이들 대표적인 두 신문은 노대통령의 방소 직전 한국의 역사·문화 및 앞으로의 경제협력 전망 등을 내용으로한 한국 특집기사와 함께 이를 보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소련 관영 타스통신등도 러시아공화국 기관지 소비에츠카야 로시아지 등에 한국관계 기사들을 제공키로 했으며 국영 TV와 라디오 등에서도 정규시간대에 한국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보도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월 수교 후 3개월도 지나지 않아 노대통령의 방소가 실현되게 되자 소련 외무부의 한 관리는 한소간 급속한 밀착은 가히 「우주적인 속도」라고 표현하면서 노대통령의 방소를 환영.
이 관리는 외무부등이 소콜로프 주한대사등과 긴밀한 협의를 유지해 오고 있다며 모든 준비는 예정대로 아무런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언.
○…모스크바 시민들은 대부분 한국과의 관계를 통해 경제협력을 기대하는 눈치.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은 한국을 경제적으로 발전한 나라로 알고 있으며 특히 자신들이 부족한 소비재분야에서 한국이 매우 앞서있다는 점을 지적.
이들은 또 이번 노고르바초프 회담을 계기로 양국이 기술분야 등에서 협력하는 등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하길 희망.
○…모스크바에 살고있는 약 5천명에 달하는 한인교포들은 노대통령의 방소에 매우 들뜬 표정.
이들은 미하일·박회장 등을 중심으로 노대통령의 환영계획을 짜는 등 분주한 모습이며 일부는 공항에 나가 영접할 예정.
또 크렘린까지의 연도에서도 노대통령 일행에게 환영의 표시로 손을 흔들기로 하는 등 조국의 대통령을 처음 맞는 기쁨에 매우 감격한 듯한 분위기.
한 동포는 『노대통령의 소련 방문으로 멀리 이역만리에 살고 있는 동포들은 조국을 가까이 알게 됐다』며 『앞으로 소련과 한국이 더욱 밀접한 관계를 유지,통일을 앞당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피력하기도.
노대통령 일행은 한인동포를 위해 이번 소련방문 기간중 이들을 위한 조촐한 파티를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 주요 호텔들은 이번 노대통령의 방소와 관련,많은 한국인들이 대거 투숙하는 바람에 방을 구하기 매우 힘드는 등 「한국특수」에 짭짤한 재미를 보기도.
특히 말보로 담배등 일부품목들은 한국인들이 거의 사가는 바람에 공항면세점에는 이미 물건이 동나기도 했으며 택시운전기사들도 한국인들과 비슷한 사람을 보면 무조건 「카레스키 하라쇼』(코리아 만세)를 연발하며 「승객유치작전」도.
모스크바를 자주 여행하는 한 기업인은 이런 현상에 대해 일단 한국붐이 조성되는 것을 환영하면서도 소련 사람들에게 무조건 돈이나 선물 등을 집어주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며 일부의 자기과시 행위를 자제할 것을 따끔하게 비판.
노대통령의 방소로 가장 「곤욕」을 치르고 있는 곳은 대한항공.
대한항공의 한 관계자는 물자가 부족한 소련에 이번 행사관계로 엄청난 물량과 인원을 실어나르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라고 토로.<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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