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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 자체에 비중… 행사 간소화/제3차 남북총리회담 준비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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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 자체에 비중… 행사 간소화/제3차 남북총리회담 준비 이모저모

입력
1990.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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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만찬은 총리 주최 한번만/통일음악회 관람… 방소 김종휘 대표 둘쨋날 공석/범민족 관련 북 불참우려 5일 접촉 이후 낙관 돌아서○…11일부터 개최되는 제3차 고위급회담은 지난 9월초 1차회담에 비해 여론의 관심이 다소 식은 편.

지난 10월 이후 통일축구대회와 통일음악회에 참석키 위해 북한 대표단이 서울을 잇달아 방문한데다 이번 3차 고위급회담에서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분석이 대두하자 이같은 분위기는 더욱 심화.

정부는 그러나 이번에도 연형묵 정무원 총리 등 북한 고위인사들이 대거 방문함에 따라 1차 때와 똑같은 정도의 치밀한 준비를 진행.

다만 정부는 1차회담 때는 분단 이후 처음으로 총리가 만나는 자리라는 점을 감안,회담외의 행사를 많이 마련했으나 이번 회담부터는 회담자체에 비중을 두기로 하고 만찬 등 각종 행사를 간소화할 방침.

이에 따라 1차 때 3차례나 열렸던 공식만찬행사는 첫째날인 11일 총리 주최로 한차례만 갖기로 북측과 합의. 북한측도 그 동안의 책임연락관 접촉에서 회담 대표들이 피곤하지 않도록 가능한 한 공식행사를 줄여줄 것을 요청했다는 후문. 특히 북한은 우리측이 김상협 대한적십자사 총재 주최의 만찬을 제의하자 이산가족 문제를 의식해서인지 반대를 표시했다는 것.

북측 대표단은 만찬이 없는 12일과 13일에는 회담대표 수행원 기자단이 별도로 우리측 관계자들과 비공식 만찬을 하며 격의없는 대화를 나눌 예정.

특히 12일에는 현재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90송년통일전통음악회」에 참가한 남북음악인들의 특별공연을 국립극장에서 관람할 예정.

○…정부는 우리측 대표중 한 명인 김종휘 대통령외교안보보좌관이 두번째 전체회담일인 13일 상오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 수행을 위해 출국함에 따라 공석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를 놓고 한때 고심.

정부는 대표단 및 전략기획단의 협의를 거쳐 김 보좌관이 출국 전날인 12일 첫번째 회담에는 참석하고 다음날 회담에는 불참하되 김 보좌관 대신 다른 사람으로 교체하지는 않기로 결정.

이같은 방침은 과거 남북대화에서 회담대표의 개인적 사정이 있을 경우 공석으로 남겨둔 채 회담을 진행시켰던 전례에 따른 것인데 북측에선 지난 80년 총리회담 준비접촉과 84년 LA올림픽 단일팀 구성협상 때 「건강」 「외유」 등의 이유로 수석대표가 불참했었다고 관계자들이 설명.

○…우리측은 북측이 회담을 보름도 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베를린3자회담 구속자 문제를 거론하며 회담불참의 뜻을 시사해 한때 무산될 것을 우려.

정부관계자들은 북측이 지난 9월 1차회담 때도 임수경양 석방 등을 주장하며 회담에 응하지 않을 것처럼 행동하다 결국 참석했던 사실에 비추어 이번에도 대외 여건상 참석할 수밖에 없으리라는 심증을 가졌으나 북한의 돌변가능성을 우려했던 것은 사실.

우리측은 그러나 지난 5일 일정협의를 위한 책임연락관 접촉을 가진 뒤 『틀림없이 온다』며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여 이 자리에서 무언가 북측의 확약이 있지 않았느냐는 추측.

○…북측 대표단 숙소 및 회담장이 1차 때의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신라호텔로 바뀐 배경에 대해 관계자들 사이에 설왕설래.

이에 대해 정부측은 『회담을 한 차례 치르고 나면 호텔측으로선 예약취소 등 많은 피해가 따르기 때문에 호텔을 변경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측에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보여주려는 정부측의 고려가 작용한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

한편 5차회담이 열릴 경우 숙소는 신라호텔이 아닌 H 또는 L호텔로 결정될 것이라는 관계자들의 설명.

○…우리측은 이번 회담에서도 북측의 입장에 변화가 없을 경우 아무 합의도 이루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예상하면서도 3차에 걸친 「무성과」가 정부에 부담을 주게 될까 우려하는 눈치.

우리측은 북측이 상호 실체를 존중하고 평화공존하는 체제로 나온다는 확실한 태도변화를 보이지 않는 한 선전적 측면이 강한 불가침선언 채택에 응할 수 없다는 분명한 입장.

정부관계자들은 그러나 이번에도 아무 합의가 없을 경우 『3차례나 서울 평양을 오가며 도대체 무엇을 했느냐』는 여론의 비판이 쏟아질 것을 걱정. 이에 따라 우리측은 「남북 관계개선 기본합의서」 등 원칙적인 문제가 타결되지 않더라도 세부적인 부분에서나마 합의를 이뤄보겠다는 방침이나 북측이 그 동안 일괄타결의 자세를 견지해와 전망은 불투명.

정부의 한 당국자는 그러나 『아무 성과도 못얻을 경우 우리측도 부담스럽지만 경제난에 따른 대일 관계개선 필요성 등에 직면해 있는 북한으로서는 더욱 큰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설명.<정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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