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0일은 노벨상의 창설자인 노벨의 기일이자 노벨상의 수상식이 열리는 날이다. 평화상은 노르웨이의 오슬로서,나머지 상은 스웨덴의 스톡홀름서 시상된다. 소련의 실권자로서는 처음으로 평화상의 수상자로 선정된 고르바초프는 이 영광스러운 자리에 참석 못 하고 코바레프 외무차관을 대리로 보냈다. ◆고르바초프는 긴급한 정무를 이유로 시상식의 연기를 교섭했으나 노벨재단이 거절하자 시상식 참석을 포기했다고 한다. 연방체제의 개편과 개혁정책을 둘러싸고 급진파인 옐친의 도전과 보수파의 저항으로 협공을 당하는 정치적인 곤경에 경제난국까지 겹친 상황이니 고르바초프인들 섣불리 자리를 비울 형편이 되지 못할 것이다. ◆고르바초프가 초강대국의 체면이나 염치도 가리지 않고 서방 각국에 구걸하다시피 손을 벌리면서 미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로부터 긴급 구호식량을 끌어 모으고 있지만 올 겨울을 굶주리지 않고 넘길 수 있을지 걱정스럽기만 하다는 것이 소련국민들의 불안이라고 한다. 수도인 모스크바서는 생활필수품의 전면배급제가 시작되었고 이에 앞서 제2의 도시 레닌그라드서는 식료품의 배급제가 실시되고 있다. ◆소련이 직면하고 있는 식량위기는 2차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고 하나 이같은 식량위기가 천재지변이나 흉작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올 가을 소련의 식량수확은 예년 작황을 웃돌고 있으나 수확과정에서 15%,분배과정에서 60%나 손실되어 정식 유통체계를 통한 공급량은 생산량의 25% 밖에 안 된다고 한다. ◆수확과정의 손실은 의욕을 잃은 농민들의 태만과 기술부족이 원인이고 분배과정의 엄청난 손실은 부패한 관리들에 의한 암시장 횡류가 대부분이고 운반차량,저장시설의 부족도 요인 중 하나라고 한다. 긴급구호식량을 보낸 서방측 구호단체들은 분배과정을 감시하는 요원까지도 보내겠다고 나섰고 고르바초프는 노동자들로 특별감시팀을 급조하여 KGB와 손잡고 부정을 뿌리뽑겠다고 다짐했는데 풍년 속의 기아인 소련의 식량난은 어설픈 개혁정책의 실패여서 선 무당이 사람잡은 꼴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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