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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질TV 개발경쟁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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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질TV 개발경쟁 가열

입력
1990.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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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규모 94년 4조 2천년 20조원 전망/일본개발 독주에 미·EC각국들 추격전내노라는 경제대국 사이에 「꿈의 텔레비전」으로 불리는 고화질TV(HDTV)개발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각국은 일본에 빼앗긴 선두를 만회하기 위해 정책차원에서 정부와 관련업계가 손을 잡거나 EC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이는 등 국가대항전 양상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6월 정부와 민간업계·대학 등 산학관 합동의 HDTV연구단을 발족,93년 시제품완성을 목표로 1천억원을 투입키로하는 등 경쟁대열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전쟁을 방불할만큼 HDTV개발경쟁이 달아오르는 것은 HDTV가 기존의 TV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선명한 화면·깨끗한 음질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개발경쟁을 열전화시킨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의 마쓰시타(송하)전기산업은 최근 36인치 HDTV를 개발,이번달부터 시판에 들어갔다. 또한 소니·히타치(일립)·일본전기(NEC)등 국내경쟁사들도 HDTV개발을 거의 완료한 상태여서 HDTV시판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쓰시타가 시판한 HDTV는 고급승용차 한대값 수준인 대당 4백50만엔으로 초고가품이어서 회사측도 판매량이 월 50대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일본업계는 이번 시판을 계기로 경쟁의 방향을 단순개발에서 HDTV를 저가화하기 위한 기술혁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셈이다.

일본의 독주에도 걸림돌이 없는게 아니다.

일본공영방송국인 NHK는 기존의 컬러TV와는 전혀 무관한 MUSE방식으로 88서울올림픽을 중계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부터는 하루 한시간씩 HDTV시험방송을 하고 있다. 이 방식은 일본제 HDTV구매를 「강요」하기 위한 「기술적 오만」이란 비난을 받고 있는데 MUSE를 HDTV 국제표준규격으로 만들려는 일본의 노력이 번번이 좌절되고 있다.

미국은 비록 일본보다 뒤늦게 HDTV개발에 나섰지만 HDTV에서의 기술우위가 곧 2천년대 전자산업계의 패권을 보장한다는 인식하에 이번만은 일본에 질 수 없다는 자세다. 미국은 지난 78년 HDTV개발을 국책연구과제로 선정한뒤 88년에는 일본이 제시한 국제규격을 거부하고 기존 TV의 표준규격인 NTSC와 호환성이 있는 독자규격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미국식 경제사고와는 어울리지 않게 HDTV개발에 세금혜택·자금지원을 하고 있다. 지난 88년 서울올림픽때 일본이 HDTV시험방송을 하자 전자업계는 물론 정부까지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유럽각국은 지난 78년 영국 BBC방송이 처음 HDTV규격을 제안한 이후 독자적으로 추진하다 92년 EC통합에 대비,10개국이 공동연구팀을 만드는등 단결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EC의 HDTV 기술수준도 상당한 단계인데 오는 9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올림픽때 본격적으로 실용화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HDTV는 주사선을 현재의 2배인 1천50∼1천2백50으로 늘려 선명도가 기존 컬러TV의 몇배수준이어서 마치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느낌을 준다.

HDTV세계시장 규모는 수상기만으로도 94년 4조원,2천년에 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차세대 전자산업의 향방을 가늠할 HDTV개발경쟁은 크게 일본의 독자노선에 미국과 EC가 기존 TV와의 호환성을 명분으로 공동전선을 펴고 있는 셈이다. 한편 NHK가 우리나라업계에 HDTV 기술을 이전키로 하는등 아시아지역국가에 「선심」을 쓰며 탈고립작전을 쓰고 있다.<김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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