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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서울공연이 통일전주곡 됐으면”/평양민족음악단 서울방문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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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서울공연이 통일전주곡 됐으면”/평양민족음악단 서울방문 주변

입력
1990.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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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연주환영에 꽃다발 흔들며 답례/예술의 전당 현장답사… 취재는 일체사양/신문 연재기사 불만 만찬 한 시간 늦어져○우리의 소원등 연주

○…평양민족음악단이 판문점에 도착하기 전인 8일 상오 9시20분께부터 개성에서 온 환송단 70여 명이 북측 판문각 2층 난간에서 공연단의 도착을 기다렸다.

한복을 차려입은 환송단은 대부분 20,30대 여성들로 구성됐는데 우리측 사진기자들의 취재요구에 준비해온 조화를 흔들며 활짝 웃어보이기도.

상오 10시 가까워지자 개성시 예술단 3백여 명과 취재단 30여 명이 가세,「조국은 하나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연주했다.

북측 환송단 일행인 류문근씨(33)는 『임수경양이 북한에 왔을 때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남쪽 노래를 배웠다』며 『이 노래는 이제 통일을 염원하는 인민들에게 대중가요가 되어 3살난 아이들도 다 안다』고 말했다.

북측 공연단이 「평화의 집」에 도착한 상오 10시까지도 안개가 자욱하게 끼었으며 겨울날씨답지 않게 따뜻했다.

○북 배우 “감회 깊다”

○…북측 일행 중에는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공훈배우 백영희씨(35)도 끼어 있어 눈길을 끌었다. 백씨는 『전후세대에 태어나 말로만 듣던 남조선 땅을 밟으니 감회가 깊다』며 『그러나 이렇게 교류만 할 게 아니라 빨리 통일이 이뤄져 내가 경상도와 전라도에 가서도 공연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백씨는 작곡가인 리명화씨(37)와의 사이에 인민학교 1학년에 다니는 아들을 두고 있다.

○시정기사 게재 등 요구

○…이날 북측 대표단은 모 일간지가 연재중인 기사내용을 문제삼아 예정시간보다 한 시간 늦게 이어령 문화부 장관이 주최한 하얏트호텔의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북측의 성 단장은 북측을 비방하는 내용을 담은 모 일간지의 기사를 보고 황병기 집행위원장에게 『보도내용과 관련,자체회의를 좀 해야겠다』며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결국 7시45분께 만찬장으로 출발.

호텔 1층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만찬에는 이 장관 부처와 홍성철 통일원장관,성경린 「90송년통일전통음악회」 추진위원장,황병기 추진위집행위원장과 북측 대표 등 1백70여 명이 참석했다.

북측의 성 단장은 이 장관이 만찬사를 끝내면서 『지화자』로 축배를 들고 참석자들이 일제히 『좋다』로 화답한 가운데 답사를 통해 『신문에 수령과 체제를 모독하는 글이 실려 마음이 상했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해당신문사 사장이 직접 찾아와 사과하고 시정기사를 싣지 않으면 통일염원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그 순간 좌석에서 이명복씨(한국사진작가협회 이사장)가 『정치적인 얘기는 그만 합시다』고 소리를 질러 한때 긴장된 분위기.

이같은 분위기는 성 단장이 『좋습니다』라며 『앞으로 많은 지지와 협조를 바란다』고 답사를 끝맺음으로써 진정됐다.

북측 일행은 만찬 후 밤 11시께 숙소로 돌아왔다.

○…북측 공연단은 이날 낮 12시10분께 숙소인 쉐라톤워커힐호텔 본관에 도착,우리측 문화예술 인사들을 비롯한 호텔직원들로부터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북측 공연단이 차에서 내리는 순간 대기하고 있던 서울여상 취타대(대원 97명)는 「아리랑」을 연주,환영했다.

북측 공연단원들은 성 단장의 뒤를 따라 2명씩 짝을 지어 로비로 들어갔는데 우리측 환영객들이 열렬히 박수를 치자 들고 있던 꽃다방을 흔들어 답례했다.

○18개 객실을 숙소로

○…호텔측은 북측 손님을 위해 16,17층 2개층 40여 개의 객실 모두를 숙소로 준비했는데 북한측은 이 중 18개를 사용.

성동춘 단장은 17층에 있는 25평 규모의 스위트룸을 전용객실로 하고 있는데 하루 숙박료는 자그마치 40만원이라고.

호텔측은 본관 정면에 「환영 90송년통일전통음악회 평양민족음악단」이라 씌어진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북측은 이날 하오 3시에 9일 첫 공연을 갖는 예술의 전당의 현장답사를 나섰으나 일체 취재를 허용하지 않았다. 북측은 연락관 접촉에서 사전에 이같은 주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9일로 예정된 리허설 사진촬영 역시 허용되지 않게 됐다.

○…평양민족음악단의 서울공연 레퍼토리는 전통음악을 기본으로 한 서도창과 시대감각에 맞춘 민요를 중심으로 짜여졌다.

인민배우 김진명씨(78)가 「배따라기」 「박연폭포」 「정방산성가」 「자진난봉가」를 부르고 공훈배우 김관보씨(69)와 백영희씨는 「평북연변가」 「바다의 노래」 등을 들려준다.

독창가수 배윤희·리성훈·성영희 등은 「능수버들」 「산천가」 「통일의 길」을 선보인다.

○「조선은 하나다」 작곡

○…이번 북측 대표단을 이끌고 온 평양민족음악단의 성동춘 단장(조선음악가 동맹중앙위 부위원장)은 비교적 그 이름이 잘 알려진 중진작곡가.

그는 「조선은 하나다」를 작곡했으며 혁명가극 「피바다」 「꽃파는 처녀」 「밀림아 말하라」와 영화음악 「조선의 별」 「춘향전」 등의 집체창작에 주도적으로 참여했었다.

그는 만수대 예술단에서 20여 년 간 활동했고 지난 10월 평양을 방문한 황병기 교수(이화여대)와 공동으로 「통일의 길」을 작곡하기도.

○…지난 10월19일 평양 2·8문화회관에서 열렸던 범민족통일음악회 가운데 서울전통음악연주단의 연주실황을 담은 두 장짜리 레코드 「범민족통일음악회」가 90송년통일전통음악회에 맞춰 8일 출반했다.

이 레코드에는 황병기 교수의 창작가극 「우리는 하나」 정철수씨의 「대금산조」 오정숙씨의 「판소리 춘향가 중 부모상봉 장면」 오복녀 김광숙씨의 「서도민요」 등이 담겨 있다. 사물놀이 연주와 휘몰이 시조는 녹음사정으로 빠져 있다.<이기창·하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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