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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는 남다른 도덕성 갖춰야”/오늘 퇴임 김기춘 검찰총장 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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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는 남다른 도덕성 갖춰야”/오늘 퇴임 김기춘 검찰총장 회견

입력
1990.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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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공 수사·밀입북 공안정국 등 과도기 수행/“전과 누락·술자리 합석사건 가장 뼈아픈 일”김기춘 검찰총장(22대)이 5일 임기만료로 퇴임한다.

5공시절 「권력의 시녀」라는 비판을 받았던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야권의 요구에 의해 도입된 2년 임기제 총장에 취임,어느때보다 막강한 검찰권을 행사해온 김총장은 재임중 많은 국민의 주목을 받아왔다.

재임기간에 김총장에게 부여된 국민적 요청은 무엇보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였던만큼 김총장에 대한 평가는 극단의 긍정과 부정으로 엇갈려왔다.

김총장은 퇴임을 하루앞둔 4일 기자회견에서 『재임기간에 전국의 8백여 검사중 한사람도 정치권 등 외부의 영향으로 사건처리에 소신을 달리한 적이 없다고 자부한다』며 『과거에는 어쨌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어떤 정치권 인사도 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이같은 김총장의 소신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문익환목사 밀입북 사건을 계기로 공안합동 수사본부를 설치,이른바 공안정국을 주도한 김총장에 대해 야권과 재야,운동권은 『정권유지를 위해 강경 일변도의 대응으로 민주세력을 탄압해 왔다』고 비판해왔다.

김총장은 그러나 『북한의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우리만 변화하는 것은 적 앞에서 무장해제하는 것과 같다』며 『많은 국민이 국가보안법을 적용할때 엄격한 법집행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이후 5공 청산과 6공 출범의 「혁명적 상황」에서 5공 비리수사,공안수사,민생침해사범 수사를 맡아 「사정의 중추」로서의 검찰상 확립을 위해 노력해온 김총장은 퇴임을 앞두고 연이어 터진 인천 전과 누락사건,대전 술자리사건 등이 가장 뼈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김총장은 『검사가 사회기강을 바로잡는 서릿발 같은 수사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일반인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갖춰야 한다』며 『고시합격 당시의 정의감과 순수성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원래 주량이 적은 편이지만 검찰 식구와의 약속이 없으면 퇴근후 예외없이 집으로 직행,지금까지 낙지골목이나 카바레 한번 가본일이 없다는 김총장은 『검사는 사교활동에 관심을 가져서는 안된다』며 『사생활도 중요하지만 술자리는 절대로 과도해서는 안된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김총장은 또 『검사라는 직업이 월급을 목적으로 한 생활수단이 돼서는 안된다』며 『평검사때부터 「나는 장차 검찰총장이 될 사람」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사건 처리나 술자리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30여년의 검사 생활중 이상과 현실의 갈등을 조화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할만큼 이상적 성향이 강한 김총장은 검찰 내부에서 첫 임기제 총장으로서의 엄격성을 유지하면서 바람직한 검찰상 확립을 위해 노력해온 선배라는 평을 듣고 있다.

퇴임후 다른 공직에 기용될 것이라는 소문에 대해 김총장은 『긴 여행끝에 집에 돌아온 사람이 목욕부터 하듯 우선은 애거사·크리스티나 에드가·앨런·포우의 추리소설을 실컷 읽으며 쉬겠다』면서도 『국가와 민족을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는가도 차분히 생각해 보겠다』고 여운을 남겼다.<신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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