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맞벌이 가정 수요늘자/다양한 품목개발 집까지 배달/연 8만톤 시장… 홍보·판촉전 치열맛깔스러운 김치를 집까지 배달해 주부의 일손을 덜어주는 가정배달용 주문김치회사들이 김장철을 맞아 신바람이 났다. 김장을 담그기도 보관하기도 어려운 아파트살림과 가사일손이 부족한 맞벌이부부,고된 일을 싫어하는 신세대,김치를 담그지 못하는 「새댁」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김치회사들은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계속되는 주문김치성수기를 맞아 전단살포와 시식회개최 등 각종 판촉활동을 벌이는 한편 가정배달시스템을 앞다투어 도입하고 있다.
올들어 두산그룹 계열 두산농산이 김장김치를 가정에 배달하기 시작했고 영성상사 등 김치수출전문메이커들까지 본격적으로 내수에 뛰어들어 주문김치시장 쟁탈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가정용 주문김치 선발업체인 진미식품(사장 박선희)은 지난달 김장철이 시작되기직전에 홍보전단 15만장을 서울 강남지역에 집중적으로 뿌렸다.
진미는 현재 공장·병원·학교·관공서 등 대량급식처 3백여곳을 확보하고 있는데 이번 성수기에는 일반가정을 집중공략해 고정고객을 1천세대에서 1천5백세대로 늘릴 계획.
진미가 가정까지 배달해주는 최소주문단위는 4㎏이며 가격은 1만원.
배달김치의 시판가격은 보통 ㎏당 1천5백∼2천5백원선이며 주문단위는 4㎏부터 15㎏까지 다양하다.
진미는 ㎏당 가격이 2천5백원으로 약간 비싼 편이지만 품질은 최고라고 자부한다. 고춧가루·마늘 등 천연조미료만 쓸뿐 인공가미료는 일체 쓰지않으며 제품이 위생적이라는 것.
충북 보은 농공단지에 있는 2천7백평규모의 김치공장은 나사를 포함한 전 생산설비가 스테인리스이며 입구에는 반도체 공장에서나 볼 수 있는 에어샤워시설까지 갖추었다.
주문을 하면 냉장고 2칸크기에 맞춘 스티롤폴용기에 김치를 비닐로 싸서담아 24시간내에 서울 어디라도 배달된다는게 회사측 설명. 포기김치·총각김치·굴깍두기·동치미 등 4개품목이 주력김치인데 생새우·명태·황석어·낙지젓갈 등을 첨가하는 특별주문은 ㎏당 2백원이 가산되며 대량급식은 ㎏당 1천∼1천5백원으로 가정배달용보다 싸다.
연중고정가격제를 도입하고 있어 지난여름 배추가격이 폭등했던 「금치파동」때는 출혈판매를 했다고.
이광득 기획실장은 『주고객층은 서초·강남·송파·강동 4개구 아파트주민들인데 매출액이 급신장세』라며 『살기가 나아지면서 고객들의 기호도 변해 가격보다는 맛과 건강·위생을 중시하고 있으며 김치가 점차 덜 짜지고 있다』고 말한다.
상품김치 시장규모에 대한 정확한 집계는 없으나 배추의 수급양으로 추산하면 연간 8만톤정도로 연 김치소비량 2백만톤의 4%선.
공장김치는 70년대부터 공장과 해외진출건설업체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발생,88올림픽을 전후해 가정배달용까지 등장하게 됐다. 수출규모는 지난해 5천7백톤 1천4백60만여달러였다.
막강한 조직력과 명성을 업은 두산농산은 이업계의 최대 돌풍. 올들어 10㎏단위로 김장대용주문김치를 배달하고 있는데 대리점만 경인지역에 12곳을 포함,전국에 18곳을 확보하고 있다.
10㎏에 2만1천원으로 아파트베란다 등에 보관하기 쉽도록 압축스티롤폴을 이용한 보냉용기에 담아 24시간내에 배달된다.
두산은 10㎏은 4인가족이 약20일가량 먹을 수 있는 양으로 4박스 8만4천원이면 월동기를 날 수 있다고 분석.
두산은 이에 앞서 지난 87년부터 5백g단위의 소포장김치를 10개들이 박스로 배달해왔다. 적정산도를 유지하도록 배려를 했는데 고정품목외에 임금님 수라상에 올라가던 김치인 「궁중섞박지」등 다양한 김치도 생산한다.
두산의 김치산업 진출은 중소기업 고유업종 침해라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는데 두산은 일본이 「기무치」란 이름으로 김치종주국으로 행세하고 있는 마당에 김치를 국제경쟁력까지 갖춘 상품으로 개발하기위해선 대기업의 참여가 불가피하다고 주장.
한편 수출전문이던 영성상사(사장 이암점) 미양식품(사장 김종석)등도 최근 가정배달용 주문김치를 시판하기 시작했다. 또 지난 86아시안게임 88서울올림픽때 참기름등을 독점공급했던 나드식품(사장 오지영)도 지난 5월부터 최소주문 5㎏,7천5백원에 배달하고 있다.<김경철기자>김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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