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통합 발전의 안전판 인식/접근 모색… 「베」정치 개혁속도가 변수세계질서 재편의 과정속에서 베트남에 대한 같은 동남아 각국의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소련 및 동구의 변혁,동서냉전의 종언,유럽통합에의 움직임 등은 동남아시아 각국으로 하여금 경제의 자유화,개방체제로의 전환,통합적인 지역경제체제로의 이행 등을 촉구하고 있다.
동남아 국가들은 특히 지역경제의 통합적 발전이 이 지역 안전보장 확보에 있어 우선 과제라는 점에 인식을 함께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은 무엇보다도 베트남의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가입이나 경제통합에의 참여 등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물론 페르시아만 사태 발발로 동남아시아에서는 집단 안전보장 논의까지도 급격히 일고 있다. 일부 아세안국가들은 아세안에 군사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난 9월말 싱가포르에서 개최됐던 「21세기의 아시아 경제전망」이란 심포지엄에 참가한 각국 대표들은 『아시아의 최대 현안은 지역경제협력을 추진,동남아시아 경제의 통합적 발전을 꾀하는 것』이란 점에 대체로 의견을 모았다.
이지역 집단안전보장을 위해서도 우선과제는 지역경제체제의 통합발전이라는 것이다.
아세안이 지역경제통합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크게 두가지가 제기되고 있다.
하나는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등 인도차이나반도 국가들의 아세안 가입에 따른 「확대 아세안 구상」이고,다른 하나는 역내의 천연가스 공동개발이나 아세안가스 파이프라인 구상 등 가맹국들간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미니 아세안협력」이다.
확대 아세안구상의 실현을 위해서는 베트남의 아세안 가입이나 지역경제체제로의 통합 등이 필요한데,이미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으로 이 문제가 표면화되고 있다.
아세안 가맹국의 대 베트남 입장은 강경파 온건파로 나뉘어지고 있다.
온건파는 그동안 베트남이 취해온 각종 개혁정책을 평가,베트남을 적극 지지하고 있으며 강경파는 동구의 급변이 몰고온 베트남의 변화를 너무 과신하지 말자는 신중론을 펴고 있다.
하지만 대세는 『동남아시아의 경제발전 및 지역적인 평화와 안정은 베트남을 가난한 군사대국으로 계속 남아있게 하느냐 아니면 시장경제체제로의 이행을 유도해내느냐에 달려 있다』는 쪽으로 거의 기울고 있다.
최근 소련 및 동구로부터의 원조삭감 등으로 곤경에 처해 있는 베트남은 경제재건과 사회안정을 위해 시장경제권에 진입,경제원조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유럽공동체(EC) 각국과 호주,캐나다 등 태평양권 국가의 정부와 기업들은 최근 베트남과의 관계확대에 적극적인 행동을 보이고 있다.
호주의 에반스 외무장관은 최근 「베트남의 경제개혁에 관한 포럼」에서 『베트남은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회의(APEC)의 주요한 구성원이 돼가고 있다. 그것은 인도차이나반도의 안정,동남아시아의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필수적이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호주정부는 이미 양국간 경제협력 협정을 맺었으며 현재 대 베트남 투자보호 협정체결을 교섭중이다.
또 홍콩 대만 싱가포르 캐나다 영국 프랑스 등의 기업들도 석유개발,수산,식품,섬유,전기부문 등 노동집약적인 분야에서 베트남의 기업들과 합작계약을 계속 체결하고 있다.
베트남 투자위원회에 의하면 올 상반기 외국기업의 베트남 직접투자 승인 규모는 약 60건으로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50% 정도 증가했다. 최근 2년6개월간의 누적투자승인 액수는 약 1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에 진출하고 있는 외국기업들은 『중앙집권적인 계획경제체질이 급격히 개방체제에 적응하는데 무리가 있어 베트남경제는 아직 머리는 활발히 돌아가고 있으나 손발은 움직이지 않는 반신불수형』이라고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대해 베트남은 『중국은 정치개혁 없이 경제개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베트남은 언론의 자유,의회의 정부에 대한 독립성을 달성하고 복수정당화도 계획하고 있어 정치개혁과 경제개혁의 동시 진행이 가능하다』며 『베트남에 적합한 경제체제는 관주도민간확대 방식의 일본형이 될 것이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에는 풍요한 지역과 그 주변과의 빈부격차의 확대도 큰 요인이 됐음을 지적,아세안 국가들이 베트남을 끌어들이려는데는 이같은 이유도 있다는 분석도 유력하다.
결국 서로간의 이해가 일치하는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는 베트남과 아세안의 접근은 베트남의 정치개혁에 대한 주변국들의 평가에 따라 그 속도와 깊이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나 가난한 군사대국인 베트남의 개방화 유도가 아시아지역의 발전과 평화에 필수 요소라는 점은 이제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이상호기자>이상호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