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민자·비평민 대변세력 집결”◇경북 군성. 서울대 정치학과졸. 10·11·12대 의원. 신민당 원내부총무. 민한당 정치훈련원장·정책심의회 의장. 신민당 정무위원·원내총무. 통일민주당 원내총무·부총재. 민주당 부총재·총재대행. 53세.
민주당에 있어 「이기택 총재」의 존재는 바로 간판이자 상징이었다. 불과 8명뿐인 소속의원 모두가 「단기」의 강한 개성을 갖고 있지만 「이기택 총재」가 없는 민주당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다. 그 「이기택 총재」가 『야권통합을 이루지 못하면 물러나겠다』고 한 약속에 따라 총재직을 사퇴하고 의원들도 등원파와 비등원파로 양분되자 민주당은 창당 이래 최악의 위기국면을 맞는 것처럼 보였다.
이 위기의 상황에 들어선 김현규 총재대행은 당의 내분을 수습하고 상면조차 꺼려 하던 의원들을 한 자리에 모아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김 총재대행의 이러한 능력에 의아심을 갖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그의 과거 정치적 역량이나 민주당의 속사정을 한번쯤이라도 들여다볼 수 있으면 의문은 순식간에 풀려지게 된다. 신중하면서도 모나지 않는 정치처신,미니정당인 민주당의 장래운명을 짚어보는 정치감각,누구와도 어울릴 수 있는 원만함에 오랜 야당 정치인으로서 닦아온 야당성 등. 이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비록 원외의 「총재대행」이지만 「바람잘 날 없는」 민주당의 바람을 잠재우고 있는 것이다.
그의 지론은 매우 간단하다. 「반민자당 세력과 비평민당 기반을 누가 대변할 것인가」다시 말해 민자당을 반대하면서도 평민당을 결코 지지할 수 없는 다수의 국민들을 제대로 대변할 수 있는 정치집단이 민주당이라는 것이다. 그는 그래서 「대변세력」을 총집결시키기 위해 내년초 전당대회 소집을 구상하고 있다. 『내년초의 전당대회는 민주당의 확대개편이라기보다 반민자·비평민 국민들이 제2의 창당을 시도하는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를 통해 민자·평민의 두 축정치를 3정구도로 변화시키겠다는 게 그의 복안.
「제2의 창당」을 어떻게 꾸려나갈지가 궁금하지만 그는 『살아온 대로 걸어온 대로만 하면 될 것』이라고 오히려 담담한 모습이다. 85년의 2·12총선을 앞두고 뜻이 맞는 몇몇 의원들과 함께 민한당을 탈당,「신민당 돌풍」의 일역을 맡았던 그의 현실적 정치감각과 정치력이 빛을 발휘할 때가 온 듯하다.<정병진 기자>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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