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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독차 「트라반트」 생산중단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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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독차 「트라반트」 생산중단 위기

입력
1990.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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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독인들 서독산만 관심… 판매량 격감/정부 보조비 거부… 내년초에 문닫을 듯통독이전에 동독시민들을 서독으로 탈출시키는데 맹활약을 했던 승용차인 「트라반트」의 생산이 완전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다.

지난 60년대초 첫 출고이래 30여년간 동독의 국민차로 사랑을 받았던 이 승용차는 최근 통독정부가 더 이상의 생산보조비 지급을 거부하고 있는데다 통독이후 판매량이 급격히 줄어 이런 추세대로 라면 내년초쯤에는 생산이 불가능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자그셀링사가 생산하는 트라반트는 통독직전까지만 해도 동독시민들이 10∼15년을 절약해 돈을 모아야 구입할 수 있던 고급·인기 차종이었다.

또 지난 70년대 수많은 동독인들이 이 차의 뒤 트렁크에 숨거나 밑부분에 매달린채 서독으로 탈출해 한때 동독정부가 국경을 넘는 트라반트에 대해서는 특별히 장시간의 검문을 실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통일 이후 마르크화를 손에 쥔 동독인들은 승용차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기능과 디자인 등 모든 면에서 우수한 서독산 승용차에 관심을 쏟기 시작한 것. 지난달말까지 트라반트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30%가 감소했고 지난 한달간의 실적은 매월 평균수준의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판매량이 격감하자 회사측은 주변 동구권국가들에 대한 수출판촉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것도 여의치 못한 실정.

왜냐하면 그동안 트라반트는 동독정부로부터 생산비의 50%를 수출을 위한 정책지원금으로 보조받아 생산이 가능했으나 통독정부가 『지금은 국제경쟁력이 없다』면서 지원금 지급을 중단키로 결정했기 때문.

이에 따라 회사측은 이미 폴란드와 1만대,헝가리와 2만5천대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해 놓고 있는 상태이나 이 물량의 생산에 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처지이다.

자그셀링사는 현재 기존차체에 폭스바겐사의 엔진을 탑재한 신형모델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돌파구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수출부문에서는 물론 동독지역에서의 실지회복도 거의 불가능해졌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이다.

한때 동독인들의 꿈이었던 트라반트는 이제 분단시대의 추억으로 변해 무대뒤편으로 사라지고 있다.<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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