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계 고위층 「검은 돈」설 사실로/“빙산 일각일뿐” 한목소리/“전쟁앞서 내부 정비부터”범죄와의 전쟁선포 이후 거물급 폭력배 50명이 전국에 지명수배되는 등 조직폭력 척결의지가 그 어느때 보다 높아야할 시점에서 밝혀진 국회의원과 판·검사,조직폭력배 두목들의 술자리 합석 사실은 「전과누락」 의혹에 이어 국민들에게 또 다시 충격을 주고있다.
국회의원을 비롯,범죄를 인지해 처벌해야할 책임이 있는 민생합수부 부장검사와 부장판사 등 현직 법조인들이 조직폭력계의 거물들과 어울려 주연을 벌이고 있었음이 드러나면서 정치인과 판·검사의 자질 및 도덕성,직업윤리가 문제되고 있다.
이 사건은 거물급 조직폭력배들이 빠찡꼬·유흥업소 경영 등으로 벌어들인 막대한 「검은 돈」으로 정계나 재계·법조계 및 수사기관의 고위층과 접촉,이들을 비호세력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항간의 소문을 사실로 확인해주었다.
더욱이 공정한 법집행과 엄정한 수사가 생명인 검찰이 조직폭력배들에게 놀아난 꼴을 보임으로써 국가 최고 수사기관으로서의 권위와 신뢰에 큰 상처를 안겨주었다.
법조계 주변에서는 이같은 거물폭력배와 판·검사의 접촉은 비일비재한 일로 이번 사건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폭력배 두목쯤 되면 수십억대의 재산을 가지고 있는것이 보통이며 대부분 「회장」 또는 「사장」의 직함으로 사업가 행세를 하며 여러경로를 통해 정치인·법조인 등과 선을 대는 것이 상례라는 것이다.
폭력배들은 특히 동창,고향 선·후배들을 사이에 넣어 판·검사들을 술자리나 저녁식사에 초대한뒤 나중에 자연스레 합석해 인사를 나누는 식의 접근 방법을 가장 흔히 사용한다는 것.
따라서 처음에는 동창간의 술자리 정도로 알고 나갔다가 폭력배인 줄도 모르고 만나 계속 관계를 유지하는 검찰관계자가 많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례는 지방일수록 심해 지방에 연고가 없는 검사들이 지역사회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과 접촉하다 보면 조직폭력배들과 만나는 경우도 피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86년 인천 뉴송도나이트클럽 황익수사장 피습사건으로 유명해진 광주 서방파 두목 김태촌씨(48·구속중)는 당시 서울고검 박모 부장검사와 어울려 자주 술을 마셨고 박부장검사의 민원성 청탁까지 처리해주는 해결사 노릇을 했었다.
또 부산지검에 근무하던 김모 검사는 지난해 부산지역의 유명한 빠찡꼬 업자와 함계 술을 마시다 옆좌석의 취객과 싸움이 벌어지는 바람에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번에 대전 폭력조직 두목 김진술씨와 술자리를 같이했던 당시 대전지검 민생합수부의 김정기 부장검사는 평소에도 조직폭력배와 자주 술을 마셔온데다 술자리에서의 행태 등이 문제가돼 마산지검 근무시절 물의를 빚은적이 있고 대전지검의 고위간부가 「금주령」을 내린일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6공 들어서도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이 가시기전에 검찰의 도덕성에 결정적 흠집을 내는 사건이 잇달아 터져나옴으로써 검찰은 범죄와의 전쟁을 하려면 다시 내부전열 정비부터 하지않으면 안되는 곤경에 처하게 됐다.<이창민기자>이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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