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하오1시30분 김포공항에 도착한 JAL 959편기를 타고온 내외국인 1백여명은 비행기가 계류장을 2㎞나 벗어나 멈추자 어리둥절해 했다.이들은 버스편으로 보세구역 1층 대합실에 「강제수용」 되다시피 한 뒤에야 이유를 알수 있었다.
경찰이 지난 19·20 양일간 베를린에서 열린 남북한 및 해외동포 대표간 3자 회담을 통해 「조국통일 범민족연합」을 결성하고 일본을 거쳐 귀국한 범추본 공동본부장 조용술목사(70),집행위원장 이해학목사(45),사무처장 조성우씨(40) 등 재야 3인을 요란스럽게 연행해간 것이다.
경찰은 취재기자들에게 폭언을 퍼부으며 이들을 「군용 제106초소」를 통해 겹겹이 에워싸고 급히 빠져 나갔다.
같은 시각 구청사 1층 입국장에서는 재야인사·교회 신도들이 「남북교류 성사시켜 조국통일 앞당기자」는 플래카드를 높이 쳐들고 주인공 없는 입국 환영행사를 열고 있었다.
이해학목사의 세딸 보은(22·서강대 사학 4) 보라(21·한신대 기독교육 3) 보민양(10·성남국교 5) 등은 「우리는 아빠의 승리를 확신합니다」 「남과 북이 하나이어야 하듯이 아빠는 우리곁에 계셔야 합니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혹시나 하는 눈초리로 입국장을 주시하고 있었다.
세자매는 눈물을 글썽이면서도 『아버지가 이번에도 투옥되시겠지만 통일을 염원하는 많인 이들과 함께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20여분뒤 경찰이 구호를 외치는 참석자들을 둘러싸고 남자 1명의 양팔을 끼고 폭언을 하며 끌고나가자 지켜보던 출영객속에서는 『5공의 망령이 되살아 났네』하는 탄식도 들렸다.
외국인들은 무슨 좋은 구경거리라도 되는양 연신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고 있었다.
경찰은 이날 아침부터 5개 중대 6백여명의 병력을 구청사 내·외부에 배치하고 공항 출입문에서는 하오3시께까지 강화된 검문검색으로 차량들이 20∼30m씩 늘어서 큰 불편을 주었다.
경찰의 이날 모습은 시국치안작전에 익숙한 면모를 다시 과시한 것이었으나 단지 3명을 연행하는데 그런 대규모 작전이 필요하다고 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하종오기자>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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