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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분기 성장률 9.6%/한은집계/제조업 9.3­건설 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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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분기 성장률 9.6%/한은집계/제조업 9.3­건설 22.3%

입력
1990.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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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수출 10.0%증가/민간소비신장 9.2%로 하락지난 3·4분기중 우리경제는 제조업과 수출이 다소간 회복된데 힘입어 9.6%의 실질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들어 3·4분기까지의 경제성장률은 9.8%를 나타냈다.

28일 한은이 발표한 「3·4분기 국민총생산(GNP)동향」에 따르면 이기간중 GNP는 85년 불변가격 기준으로 32조7천9억원을 기록,전년동기보다 9.6% 증가했다.

성장내용 면에서도 제조업성장률이 9.3%로 88년 4·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고 상품수출도 10.0%를 기록한 반면 상반기 성장을 주도한 건설업 성장률은 22.3%로 상반기의 30.8%보다 크게 낮아졌으며 민간소비 역시 상반기의 11.1%에서 9.2%로 낮아져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성장기여율 면에서도 건설업은 19.9%로 상반기의 23.2%보다 낮아진 반면 제조업은 32.8%로 상반기의 30.4%보다 나아졌다.

한편 제조업설비 투자증가율은 14.8%로 상반기의 19.9%보다는 다소 낮아졌는데 이는 80년대말 노사분규이후 눈에 띄게 늘어난 공장자동화설비,기계설비 등의 투자가 한차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번번이 “예상밖 고성장”/체감경기는 “침체”… 기대수준 너무 높은 듯(해설)

3·4분기 경제성장률 역시 「예상밖」의 고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상반기에 이어 뚜껑을 열기만 하면 번번이 전망치를 웃도는 성장률이 나오고 있는 셈이다.

당연히 가장 먼저 제기되는 문제는 기업이나 개인,나아가서는 정부조차 체감경기가 안좋은 것으로 느끼고 있는데 통계작업을 통한 지표상의 실제경기는 호조로 나아가고 있다는,양자간의 괴리일 것이다. 도대체 이 체감과 통계간의 차이는 왜 발생하며 양쪽 다 맞는 것일 수 없다면 어느 쪽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통계자료를 문제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수십년동안 체계적으로 이뤄져온 통계과정을 이제와서 문제시한다는 것도 새삼스런 일이고 또 만약 통계로 문제의 초점을 돌려버리고 나면 아예 논의 자체가 몽땅 무가치한 것으로 변해버리고 만다.

따라서 기본적으로는 체감경기가 주관적 느낌과 감각적 판단에 의해 주로 형성되는 것인 만큼 지표에 의한 실제경기의 모습이 드러나면 그에 따라 체감경기의 옳고 그름을 바로 잡는게 순서일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때 체감경기의 가장 커다란 문제점은 기대성장률이 너무 높다는데로 모아진다. 이달초 한은이 발표한 「GNP로 본 우리나라 경기의 특징」에서도 드러났듯이 최근 우리나라경제의 기대성장률은 11.1%에 달하고 있다. 86∼88년간의 두자리수 성장에 익숙해 있는 경제주체들로서는 3·4분기의 9.6%도 피부로 느낄때는 미진한 것이 되기 십상이다.

이는 마치 승용차를 모는 운전자가 시속 10㎞로 가다가 50㎞로 감속하면 뭔가 시원한 듯 느끼면서도 1백㎞로 가다가 50㎞로 감속하면 답답하게 느끼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라고 한 경제전문가는 지적했다.

국제수지면에서도 연간 수십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기록하다가 적자를 면키 어려운 상황에 처하니 아무리 내수가 좋다한들 경기가 결코 좋게 느껴질 수는 없는 것이다.

또 흔히 기업입장에서 자금이 어렵고 노사관계가 쉽게 안풀리는 국면을 「경기가 안좋다」는 것으로 곧바로 연결시켜 혼란이 빚어지기도 하는 측면이 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증시의 침체등으로 기업이 적지 않은 자금구득난을 겪고 있는게 사실이지만 이것이 곧 경기가 어려운 것은 결코 아니다. 호경기속에서도 개별적 차원에서 자금계획을 잘못 세워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고 금융시장의 교란으로 기업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것을 경기의 높낮이로 연결시키는 폐단이 체감경기의 오진을 낳고 있다.

아울러 3·4분기 제조업성장률은 9.3%이지만 각 업종별로는 명암이 엇갈리는 것도 체감경기를 더욱 안좋은 쪽으로 몰아가는 결과를 빚게된다. 제조업 내 성장률을 보면 섬유와 제재가구는 각각 1.2%와 1.9%씩 오히려 성장률이 줄었고 석유정제품 전기기기 등도 성장률이 매우 낮다. 업계의 생리상 업황이 괜찮은 쪽은 먼저 나서서 경기가 좋다고 외치지 않는 반면 어려운 쪽은 큰 목소리로 어려움을 강조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음색이 어려운 쪽으로 기울어지기 쉬운 것이다.

이처럼 체감경기에 문제점이 있다고 해서 이번 3·4분기의 실질성장의 내용이 전적으로 괜찮다는 얘기는 아니다.

민간경제연구소의 전문가들이 지적하는대로 민간소비가 두자리수에서 한자리수로 떨어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우리경제의 생명줄인 수출은 계속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4분기 성장도 전분기에 이어 예상밖의 성장을 기록한데 대해 이제는 그 예상자체의 문제점을 지적해야한다는 소리도 높다.

올들어 분기별 성장률은 1·4분기 10.1%,2·4분기 9.7%,3·4분기 9.6%로 연초 경제기획원과 한은이 각각 6.5%와 7.0%로 연간성장률을 책정(예상)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이다.

이와 같은 낮은 성장률의 책정은 예상자체로 끝나는게 아니라 각종 산업·금융정책에 구체적인 영향을 미친다. 올 상반기에 엄청난 규모로 이뤄진 경기부양책도 이러한 낮은 성장예상에 토대를 둔 것이다. 이미 물가가 문제되고 있듯이 잘못된 예측이 과잉부양책을 낳는등 경제를 잘못 이끌어갈 우려가 큰 것이다.

더이상 물가를 희생하면서까지 부양을 들고 나올 상황은 아니라는게 3·4분기 경제실적치의 결론이라고 할 수 있다.<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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