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 재직/「정년」 2년만에… 신경질환 시달려/현직 친구 만나면 “나는 무능” 낙심경북지역 교육계 원로인 전 대구공고 교장 이길수씨(68)가 26일 하오2시30분께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아파트 601동703호 자신의 집 목욕탕에서 양손동맥을 연필깍이용 칼로 끊은뒤 20여m 아래 화단으로 떨어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씨를 발견한 아파트 경비원 조중구씨(55)에 의하면 이날 경비근무중 아파트 어린이들이 소리쳐 나가보니 이씨가 누런색 내의차림으로 양손목에 피를 흘린채 쓰러져 숨져있었다.
이씨는 자신의 일기장에 『내일이면 자식들과 모든 사람에게 이 정신병자의 최후를 보이게 될 것』이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이씨와 함께 살고있는 막내아들(28)에 의하면 이씨가 정년퇴임후 무력감과 외로움으로 신경정신질환에 시달려 왔으며 지난 24일 경북 군위군 군위읍 선영을 둘러보고 25일 하오11시께 돌아와 자신의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는 것.
이씨는 대구 계성중과 평양 대동공전 토목과를 졸업한뒤 46년 24세의 나이로 대구공고에서 교편생활을 시작한 이래 경북고 교감,경북도교위 장학사,경북기계공고 초대교장을 거쳐 87년 대구공고 교장을 마지막으로 지난88년 2월 정년퇴직했다.
이씨는 정년퇴임시 교육계에 헌신한 공로로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상한 것을 비롯,대통령 표창 등 모범교육자로 봉직해왔다.
이씨는 7년전 부인과 사별한뒤 심한 충격을 받았으며 정년퇴직 후에는 미혼인 막내아들과 단둘이 서울에서 살아왔는데 심한 무력감과 우울증에 시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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