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자유경선 통해 야 탄생 예고/바웬사 「공산잔재」제거에 기대”자유노조 지도자 바웬사의 승리가 확실시되고 있는 폴란드 대통령선거는 민주주의 신봉세력간의 자유로운 경쟁체제를 조성,공산체제 붕괴 후의 과도기에 있는 동구권의 정치발전에 중요한 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폴란드 과학원 정치학연구소장 에드문트·브눅리핀스키 박사는 22일 『선거양상은 이미 강력한 야당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고,이는 폴란드의 민주정치 정착을 앞당길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또 바웬사의 집권후 독재우려에 대해 『민주정치에서의 여야 정당간의 경쟁,의회의 견제기능 등을 감안한다면 이는 기우에 그칠 것』이라고 장래를 낙관했다.
다음은 브눅리핀스키 박사와의 인터뷰 요지다.
폴란드 민주화의 중추세력인 바웬사,마조비예츠키간의 대권경쟁이 민주화과정에 「상처」를 남길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다양한 정치세력의 분화와 경쟁은 민주주의의 기본요소가 아닌가. 공산체제 붕괴 후 모든 민주화투쟁세력이 한 울타리 속에서 국정을 이끌어온 과도기상황이 오히려 모순된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패배하는 쪽은 자연 야당으로 남게 될 것이고,이는 민주적 정치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변화가 될 것이다. 이점에서 이번 선거는 동구권 최초의 진정한 민주정치의 시험무대라고 할 수 있다.
뚜렷한 이념·정책차이가 없는 바웬사마조비예츠키간의 대결상황에서 바웬사의 출마를 단순한 「집권욕」때문이라고 비난하고 있지 않은가.
▲바웬사와 마조비예츠키는 분명히 상이한 이익집단을 대표하고 있다. 바웬사는 노동자 농민 저소득계층 중년층 이상 비도시지역 전통적 관념 등을 대표한다. 반면 마조비예츠키는 지식인 고소득층 중년층 이하 도시지역 서구지향적 관념 등을 대표한다. 따라서 두 사람은 정책차이에 관계없이 갈등관계에 있는 이익집단을 대표한다. 이런 점에서 소외계층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바웬사의 출마는 필연적이었다고 하겠다.
바웬사가 독재로 흐를 성향이나 소지가 많다는 비난과 우려는 설득력이 있는 것인가.
▲바웬사의 투쟁경력에서 독재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과도적 혼란상황에 실망,「정치혐오」기미를 보이고 있는 국민들은 강력한 지도자를 맹목적으로 추종할 우려가 있다. 히틀러독재를 낳은 독일 바이마르공화국의 상황에 비유할 수 있다. 국민들은 일종의 「기적」이나 「신통력」을 기대하고 있고,이같은 상황에서 「주술」을 내세운 인물을 선호할 수 있다. 자본주의기업가 티민스키 후보의 부각은 바로 이런 위험을 입증하고 있다.
그러면 「바웬사대통령」하의 장래는 낙관적이지 못한가.
▲앞서 지적한 것은 단지 우려다. 중요한 것은 마조비예츠키 진영은 이번 선거에서 패하더라도 상당한 지지를 확보할 경우 강력한 야당이 될 것이고,이는 충분한 견제세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국민들이 티민스키 후보를 실제 지지,마조비예츠키 후보가 3위로 밀려날 경우 견제기반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티민스키는 분명 안정이나 정치발전에 위험한 인물로 생각된다. 그러나 바웬사는 국민들의 「기대」가 과잉분출되는 것을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바웬사는 자신이 패배할 경우 「대중적 저항」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위협」인가.
▲1차투표에서 마조비예츠키가 승리하면 2차투표에 앞서 집단파업등 문제가 생길 소지는 있다. 그러나 최근 있었던 광부파업등을 선거전의 일환이라고 보고 싶지는 않다. 바웬사도 그다니스크 교통파업의 중단을 요구했었다.
독일등 주변 서방국은 마조비예츠키를 지지하고 있다. 부시 미 대통령도 공개적으로 마조비예츠키를 지지,「내정간섭」적인 인상마저 주고 있는데.
▲서방측은 정치적 접촉을 통해 「익숙」한 마조비예츠키를 선호한다. 또 마조비예츠키는 바웬사에 비해 「예측가능」하고,온건하기 때문일 것이다. 바웬사의 민족주의적 성향도 기피요인이 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강력한 폴란드를 원해온 소련은 강력한 지도자가 폴란드 대통령이 되는 것을 바라고 있다고 믿는다.
바웬사의 집권은 또 한차례 「혁명」을 예고하는 것인가.
▲전체적으로 보아 「급변」보다는 기존개혁의 연장이 될 것이다. 현 체제내에 온존해 있는 고급관료등 공산잔재 제거는 분명 가속화될 것이다. 그러나 경제는 결국 현재의 노선을 유지할 것이다.<바르샤바=강병태특파원>바르샤바=강병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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