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공 기득권 보호정책 강행 경제모순 심화/근로자·기업인 의욕상실… 사회 활력 떨어져”국내 경제학자들이 정부의 경제개혁의지가 미약하다며 전면적인 세제개혁을 공개적으로 촉구,주목을 끌고 있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전국 29개대학 경제학교수 1백10명은 23일 토지 투기 등 불로소득에 대한 세금강화 등 전면적인 세제개혁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교수들은 성명서에서 『전국민의 절반이상이 심각한 주거불안에 시달리고,노동자들은 근로의욕을 잃어가며,창의적인 기업인들은 경영의욕을 상실해가고 있는데 반해 불로소득계층은 반사회적 행태를 일삼음으로써 우리사회는 갈등의 골이 깊어가고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현실을 진단하고 『이같은 극심한 갈등과 정체의 근본원인은 정책결정권자들이 국민에게 약속한 경제개혁조치를 사실상 백지화한데 있다』고 밝혔다.
교수들은 『현정부는 출범당시부터 국민에게 약속한 부동산투기억제 금융실명제 세제개혁 등 경제개혁조치들을 3당 통합이후 정치적 고려에 의해 하나하나씩 취소하고 오히려 현재의 모순을 더욱 심화시키게될 재벌위주의 경제정책과 기득권보호 정책을 국민대다수의 뜻에 반하여 강행함으로써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수들은 이어 『정부는 하루속히 전환기에 합당한 경제개혁을 정직하게 추진,국민적통합을 이루고 제2의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며 『특히 현단계에서 가장 시급한 경제개혁은 불로소득을 우대하고 소득불공평을 심화시켜온 세금제도의 대폭적 개혁조치』라고 지적,불로소득척결을 위한 세제개혁의 조속한 단행을 촉구했다.
교수들은 구체적인 세제개혁방안으로 ▲토지관련세금 강화 ▲금융실명제실시 ▲간접세인하·직접세인상 ▲생산적기업에 대한 법인세 인하 ▲조세행정개혁 등을 제시하고 정부가 이미 국회에 제출한 세제개편안의 철회를 요구했다.
교수들은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세제개편안이 『토지로부터의 불로소득을 그대로 방치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세제의 해묵은 문제점을 전혀 바로잡지못한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교수들은 현행 토지관련세금에 대해 『현재 우리나라 세제에서 가장 불공평한 면은 토지로부터의 불로소득을 우대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토지에 부과되는 세금이 지나치게 낮기 때문에 토지의 과다보유나 토지투기를 조장함으로써 경제의 흐름을 왜곡시키고 부의 편중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토지관련세제의 왜곡을 개선,토지의 효율적이용과 토지투기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종합토지세의 과표를 현실화하고 ▲기업보유토지의 업무용과 비업무용의 구분을 철폐하며 ▲토지관련 세금의 각종 비과세 감면조항을 대폭 정비하고 ▲법인에 대한 특별부가세를 양도소득세로 통합,일원화해야 한다고 교수들은 주장했다.
교수들은 정부의 금융실명제 유보에 대해 『금융실명제의 실시는 공평과세의 기본 전제』라고 못박고 『금융실명제를 실시하지 않고서는 상속 증여세의 탈루행위를 막을 수 없을 뿐 아니라 금융자산소득에 대한 종합과세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간접세문제에 대해 『세제의 공평성이 확보되는 필요조건은 직접세비중을 높이고 간접세비중을 낮추는 것인데 우리나라의 세금구조는 간접세가 중심이 되는 역진적구조의 전형』이라고 비판하고 탈루소득과 자산에 대한 과세를 정상화함으로써 세수를 확보하는 범위내에서 간접세를 대폭 인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수들은 이밖에 기업이 보유한 토지에 대해 부여되고 있는 각종 특혜를 철폐하여 기업의 토지투기유인을 없애는 대신 생산적 기업활동에 대한 법인세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아울러 세무비리의 척결,세정과학화 등 조세행정의 개혁도 시급하다고 요구했다.
이날 성명서에 서명한 교수는 오연천 서울대교수,최광 외국어대교수,유한성 고려대교수,이진순 숭실대교수,김태동 성균관대교수,이근식 서울 시립대교수 등이다.<송태권기자>송태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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