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울 서울…』 인기가수가 목청을 돋우면서 서울이 아름답다고 노래를 불렀다. 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해서 귀가 따가울 만큼 듣던 노래다. 그러나 따져봤더니 서울은 세계 1백 대도시 가운데 중간쯤 되는 생활환경을 갖춘 도시라는 성적표가 나왔다. 종합점수 1백점 만점에 서울이 56점으로 47위,부산이 58점으로 46위였다 한다. ◆미국의 인구위기위원회가 내놓은 성적표는 서울의 낯뜨거운 몰골을 숫자로 보여줬다. 주거·교통·대기오염·소음공해에서 모두 최하위였다. 또 종합점수에서도 싱가포르 대만 홍콩이 각각 79·69·67점으로 서울을 멀찌감치 앞섰다. 올림픽을 치렀다고 목에 힘줄 일이 못된다는 부끄러운 현실을 알게 된 셈이다. ◆도대체 한국에서는 환경통제의 기준이 제대로 돼 있지 않다는 기가 차는 사실도 지적됐다. 도시의 대기오염도를 재는 기준인 아황산가스의 환경기준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의 2배 이상,일본의 4배 높게 돼 있다는 얘기다(김신도 교수·서울시립대). 수돗물만 해도 WHO는 47개 항목을 기준으로 하고,미국은 34개항을 검사하는데,한국은 고작 29개 항목만 검사하고 있다. ◆게다가 6공화국이 되면서 푸른산을 파헤쳐 골프장을 만드는 바람이 불고 있다. 전국에 건설중인 골프장이 1백21개,기존 50개까지 합하면 1백71개가 된다. 전국 택지면적의 11%,경기도 택지면적의 72%나 된다는 계산이다. 이중 절반 가까운 80개가 경기도에 몰려 있어 문제가 크다. 멀쩡한 산을 깎아버리고,잔디 보존을 위해 독한 농약을 뿌리기 때문이다. ◆환경처 조사에 의하면 지금도 골프장에서는 독한 농약을 쓰고,사용이 금지된 농약을 쓰는 곳도 절반에 이르고 있다. 대도시는 대도시대로 황폐하고,산과 자연녹지는 불도저와 농약으로 황폐해지고 있다. 바로 엊그제 수돗물 때문에 발칵 뒤집혔었는데 환경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범죄와의 전쟁」처럼 「환경전쟁」이라도 선포해야 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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