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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왕국 건설”…한때 신도 백20만/비리수사 착수 한국 천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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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왕국 건설”…한때 신도 백20만/비리수사 착수 한국 천부교

입력
1990.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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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교주 구속·장남 스탠들로 세격감/지난2월 사망후 세아들 후계 갈등「천년왕국」 건설을 내세우고 문을 연 이래 말썽이 끊이지 않았던 한국 천부교재단은 치안본부가 재단 실력자들의 각종 비리혐의 수사에 나섬으로써 또다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치안본부의 이번 수사는 재단자체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재단 관계자들의 횡령 등 비리에 국한된 것이지만 4개 계열사의 장부일체를 압수한 경찰의 조사결과 그동안 잊혀졌던 「시온왕국」의 오점이나 비리가 드러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한국예수교 전도관부흥협회로 더 잘 알려진 이 교단이 창립된 것은 55년1월. 원래 예수교장로회 신자였던 박태선장로가 『기성교회는 극도로 부패해 은혜를 받을 수없다』고 선언하고 새 교단을 설립했던 것.

박장로는 주로 부흥회를 통해 『곧 말세가 다가오는데 선지자인 나를 따라야만 폭포수와 같은 성령의 은총을 체험할 수 있다』고 역설하면서 전국순회집회를 벌여 2∼3년만에 「박태선 바람」을 일으키는데 성공했다.

박장로는 이어 지난 57년 경기 소사읍(현재 부천시)에 제1신앙촌,62년에는 경기 양주군 덕소에 제2신앙촌을,69년에는 경남 양산군 기장면에 제3신앙촌을 잇달아 설립,폭발적인 교세확장을 이룩했다.

전도관의 교리는 박장로가 특기로 삼은 「안찰」과 「생수」로 대표되는데 말세가 다가오기전에 박장로의 안찰과 생수로 죄사함을 받은뒤 신앙촌에 들어가야만 천년왕국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

박장로는 교인들의 헌금과 신앙촌에 세운 공장에서 만든 간장·비누·담요 등 생활용품 판매를 통해 부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많은 비난과 질시를 받았다.

60년대말의 전성기에는 전국에 교회(전도관) 6백여개,교인 1백20만을 헤아리는 거대 교단이었으나 그후 박장로가 잇달아 탈세와 외화도피 등 혐의로 구속되고 장남 동명씨(46)가 탤런트와 방탕행각을 벌이다 구속되는 등 스캔들이 꼬리를 물어 세력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그후 지난81년 기존 전도관부흥협회를 한국 천부교로 개칭하면서 박장로가 「하나님이 보낸 구세주」에서 스스로 「하나님」이라고 신격화하자 시온교단은 하나님을 믿는 기존 전도관파와 박장로를 하나님으로 섬기는 천부교파로 나뉘어 갈등을 빚어왔다. 또 지난2월 박장로가 74세로 사망하자 아들 3명이 후계자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장로의 자녀는 모두 3남4녀이지만 차녀는 69년에 사망했으며 장남 동명씨는 부산 등에서 특별히 하는일 없이 지내고 있고 차남 경명씨(44)는 미국에 살면서 소규모 사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3형제는 박장로가 3남인 윤명씨에게 후계를 물려주도록 유언하자 지난2월 장례식 자리에서 대면을 회피하는 등 불편한 관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구속된 윤명씨는 어릴적부터 형제중 가장 똑똑해 시온중·고를 졸업한 뒤 박장로의 후계자로 낙점을 받고 군제대 후에는 실질적 2인자로 활동해 왔다.

윤명씨는 19일 『내가 지은 죄는 없지만 아버님이 벌여놓는 일이라고 변명하면 아버님에게 누가 될까 걱정된다』며 『일이 마무리되면 기업쪽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명씨는 위조달러 감별기를 사놓고 달러를 사모았으며 지난해에는 재한영국인을 통해 2억여원짜리 벤츠승용차도 사들여 타고 다닌 것으로 밝혀졌다.

윤명씨는 또 지난73년 건축법 위반혐의로 2백만원 벌금을 문 이래 30차례나 각종 혐의로 입건돼 이중 10번 형사처벌을 받고 4번 구속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의 이번 수사로 시온왕국은 한동안 내부 실권 다툼이 벌어질 것으로 보여 제2,제3의 혐의사실이 드러날 공산도 크다.<윤승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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