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ㆍ동구ㆍ아서 천만 선진국행 소련판 「보트피플」 유럽 “골치”/「페만」따라 현지 아시아ㆍ아랍 노동자도 떠돌이 신세탈냉전이라는 세계질서 재편의 대변혁과정에서 세계적으로 이민 유민 난민이 급증하고 있다. 바야흐로 「지구촌 대난민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난민들의 유입으로 인한 폐해를 우려,해빙시대에 걸맞지 않는 또다른 장벽을 쌓아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지구촌 대난민시대」를 맞아 난민의 현황을 살펴보고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편집자주>편집자주>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빈부차 확대,개도국의 인구폭발과 환경파괴,지속적인 정치적 불안정에다 선진국의 「화려한 외모」에 이끌려 많은 개도국 국민들이 조국을 떠나고 있다.
선진국으로의 난민 유입은 오래전부터 꾸준히 지속돼 왔지만 70년대 베트남 멸망,중국 문화혁명 종결 등으로 크게 늘어났었다.
그러나 80년대 들어 선진국의 이민규제 강화등에 따라 잠시 주춤하더니 최근 「냉전이후」의 과도기를 맞아 다시 유민ㆍ난민이 늘어나고 있다.
해외 이주의 선두주자는 중국화교를 비롯한 아시아계 주민들. 오는 97년 중국반환을 눈앞에 두고 있는 홍콩인들과 급속한 공업화로 부를 축적한 싱가포르와 태국 등의 화교들은 다투어 유럽과 미국 호주등지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 끝없이 계속되는 정치불안과 경제침체에 지친 인도와 파키스탄 등의 주민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특히 선호하는 지역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유럽. 때문에 파리 런던 등에서는 차이나타운등 아시아가가 크게 번창하고 있다.
이들 거리에는 「초급시장」(슈퍼마켓) 「발형설계」(미장원) 등 한자 간판이 즐비하며 카레식당이 가장 많은 곳도,또 맛이 가장 좋은 곳도 역설적으로 파리다. 이들 나라의 이민들은 은행 여행사 신문 교회까지 함께 진출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와 같은 왕성한 자본과 인력ㆍ물자의 이동이 80년대 유민의 일반적 특징이었다.
하지만 80년대 후반부터 그 양상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한쪽에서는 인구폭발 환경파괴 빈곤증대 정치적 불안 등으로 인도차이나 반도와 중국ㆍ서아시아ㆍ아프리카ㆍ남미 등으로부터 난민들이 급증하고 있으며 다른 한쪽에서는 탈냉전에 따라 공산권 국가로부터 이주민이 크게 늘고 있다.
11억이 넘는 인구를 가지고 있는 중국은 2억∼3억명이 국력을 초과하는 과잉인구이며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수천만명이 기아에 신음하고 있다. 중남미로부터 미국으로 불법 이주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5백만∼6백만명에 달하고 있다.
때문에 세계 전체로 보면 난민수는 약 1천만명을 초과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냉전의 종언을 축하하기도 전에 유럽은 지금 「유럽의 유랑민화」를 크게 걱정하고 있다. 「소련제국」의 붕괴 때문이다.
2차세계대전을 통틀어 발생한 유민수는 수백만명 정도이며 이중 유럽내에서 발생한 수는 2백50만명을 약간 넘는다.
하지만 지난해 후반기부터 본격화된 동구권의 변화로 초래된 유럽내 이동규모는 2차대전 당시에 필적,「로마제국의 붕괴」로까지 일컬어 지고 있을 정도다.
지난 89년은 「유럽유랑민화」의 첫해로 기록되고 있다. 지난해 여름 이후 헝가리를 통해 서독으로 넘어온 구 동독인수는 지금까지 약 70여만명이나 되고 있다. 또 공산정권에 의한 강제 동화정책에 반발한 불가리아의 터키계 주민 30만명 이상이 터키땅으로 도망쳐 나왔었다. 이밖에도 출국여권을 손에 쥐고 서방쪽으로 넘어오려는 동구 국민들의 수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때문에 서유럽 각국은 이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소련도 유태인들의 출국을 허용했으며 그 수는 95년까지 2백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고민은 동국국가들도 마찬가지다. 이들 국가들은 베트남ㆍ앙골라ㆍ모잠비크ㆍ쿠바 등으로부터 몰려드는 이민노동자들로 골치를 썩이고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형편인 자국의 노동자들을 더욱 압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럽이 가장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소련으로부터 육지를 타고 넘어오는 「보트 피플」들이다. 소련에서 해외여행이 자유화될 경우 당장 2백만명 정도가 서방측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래서 소련 정부는 내부적으로 서방국가들에 이민노동자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나 구 동독의 2백50만명을 포함,1천5백만명의 실업자를 안고 있는 유럽으로서는 쉽게 받아들일 수 만도 없는 형편이다.
그렇다고 유럽국가들이 모른체 할 수 없는 처지다. 소련의 개혁이 실패할 경우 그 파장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페르시아만 사태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까지 아시아 아랍국가의 노동자를 수십만명이나 난민으로 만든 이번 사태가 끝내 전쟁으로까지 발전한다면 또다시 수백만명의 아랍인들이 유민화 되게 된다.
또한 현재의 상황으로 보아 중국의 등소평이 사망한다면 내부분규가 격렬해져 수천만명의 유민이 생길 가능성도 크다. 등소평이나 고르바초프가 서방측에 대해 경제지원을 어느 정도 「당당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들의 하소연이 아니더라도 「지구촌 난민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경제원조등 서방측의 적극적인 노력이 절실해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이상호기자>이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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