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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의 통상압력/유석기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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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의 통상압력/유석기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0.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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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계가 난기류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측이 잇달아 통상압력을 가해오자 대다수 국민들 사이에 다시금 반미감정이 일고 있다.그러나 경제적 실리가 얽힌 통상문제는 국수주의적인 감정만 앞세우다 보면 자칫 더 큰 손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냉정히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최근 미국측 통상관계자들의 태도는 누가 봐도 도가 지나친 것이 사실이다.

지난달 하순 아시아ㆍ태평양 경제협력각료회의(APEC) 실무회담 대표로 온 크리스토퍼 무역대표부 부대표보의 지적이나 지난 2일 주한 미 상의의 이의제기 등은 하나같이 과소비억제운동의 중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측 주장은 올 상반기까지 잘 팔리던 포드사의 세이블 자동차가 한국정부의 세무조사 으름장에 눌려 판매고가 뚝 떨어졌다는 것. 또 내고장담배피우기캠페인을 벌여 미제가 대부분인 수입담배 판매를 방해하고 있고 심지어 우리농산물애용운동도 외국산 과일 안먹기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

또 지난 10일 한미금융정책회의에 참석한 미 재무부 달라라 차관보는 회의가 끝난 뒤 「실망」 「보복불가피」 등 비외교적 언사를 마구 내뱉고 갔다.

솔로몬 국무부 동아ㆍ태담당차관보는 이승윤 부총리와 최호중 외무장관을 만나 과소비억제운동에 대해 강력한 유감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6∼88년 반짝호황의 결과로 분수에 넘친 과소비풍조가 만연,경제에 부담이 커지자 절약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제기된 과소비자제운동을 놓고 미국측은 색안경을 끼고 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일부 국민들이 이러한 미국의 태도를 『내정간섭 아니냐』며 분개하는 것도 무리가 아닌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흑자는 지난 87년 무려 96억달러였고 올들어 수출부진 속에서도 30억달러 이상 흑자를 보일 전망이다.

연간 2백억달러 이상씩 우리 상품을 사주는 「큰손」 고객인 미국이 트집을 잡는 데 덩달아 맞서다보면 자칫 수출시장에 큰 타격을 입게 될 소지가 있다.

총리는 TV 화면에 나와 외제품 사는 모습을 연출하고 국민들은 외국물건을 아예 외면해버리는 일본의 자세를 이제 우리 국민들도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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