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산으로 올라간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있을 수 없는 일이 태연히 일어나고 있다. 인천지방 최대폭력단 꼴망파 두목이 얼마나 대단한 존재이기에 범죄전쟁에 정신을 쏟아야 할 검찰과 경찰이 부끄러움도 없이 전과누락의 책임 떠넘기기짓만 하고 있는지 도대체 모를 일이다. 처음엔 여당 국회의원들과 유지들이 폭력단 두목을 감싸 터진 사건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꼬리가 길면 밟히듯 의원ㆍ검찰ㆍ경찰이 이 사건에 줄줄이 이어져 있음이 드러났으니 이제야 국민들도 그동안의 복잡한 사정과 의혹을 알게 모르게 짐작하기에 이른 시점이다.그 의혹이란 첫째 부정과 폭력으로 거액을 모으며 유지행세를 해온 폭력단 두목과 정치권 및 수사기관간의 뒤봐주기 「공생」설이다. 두 번째 의혹은 범죄전쟁이 선포중인데도 백주에 도심의 주택가가 털리고,진짜 거물은 놓치면서 조무래기만 잡혀드는 등의 근본원인도 짐작할 만하다는 것으로 요약될 것이다.
이같은 의혹이야말로 국가경영이나 사회질서 유지에 파멸적인 해독을 끼쳐 사회해체를 초래할 수 있는 것임을 우리는 진정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아울러 우리는 이같은 의혹이 사건의 진상과는 상관없이 구설수에 오른 관계기관의 석연치 않은 태도나 뒷마무리로 더욱 증폭될 수 있음도 경고하지 않을 수가 없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드러나고 있는 사건처리의 전후로 미루어 이번 사건은 좋게 보아 단순한 전과기록 및 운용상의 경찰과실이거나 폭력단 두목 수사에서의 관행을 벗어난 검찰의 무사려 내지 태만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검경간의 책임 떠넘기기 공방이 계속되면서 국민들의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던 것이다.
기본적으로 범죄소탕에서 가장 소중히 다뤄야 할 전과기록관리의 책임은 경찰에 있다. 또 경찰의 수사를 지휘할 일반적인 책임은 검찰에 있다. 그래서 전과 12범인 꼴망파 두목이 초범으로 둔갑되면서 가중처벌을 피해 부하보다 가벼운 형을 받게 된 데 대한 공동책임을 국민 앞에서 검찰은 면할 길이 없는 것임도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인 폭력단 두목 최 모는 인천 지하금융계의 큰손일 뿐더라 평소 나들이 때 승용차 3대가 경호할 정도로 거들먹거렸고 정ㆍ검ㆍ경에 발이 넓음을 과시했다고 한다. 또 선거 때는 부하들을 동원,여당의 경호원 행세도 했었다는 소문도 있다. 국민학교만 나온 불량소년이 12범의 전과에도 이처럼 행세해온 것을 보며 국민들은 유전무죄라는 소문과 속설에 쉽사리 빠져들지 않을까가 정말 걱정인 것이다.
이번 사건은 어차피 「엎질러진 물」 격이어서 이제 퍼담기는 틀렸다. 남은 것은 사건의 처리과정을 끝까지 추적하고 진상을 소상히 밝혀 이를 공개하고 책임을 묻는 일이다. 뿐만 아니라 진상조사에서는 두목 최의 비호세력의 전모까지 파헤쳐 국민의 의혹을 씻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범죄전쟁의 전열을 강화하며,불신과 사회해체의 위기를 두루 막을 수 있는 처방임을 당국에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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