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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페만 무력사용」 반대론 표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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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페만 무력사용」 반대론 표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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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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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ㆍ교회 등 반전시위 확산/「의회 사전승인 요구」 새 쟁점화/국론분열 반영 여론도 “무력행사 지지” 51%로 급락페르시아만에서 총성이 울리기도 전에 미국은 베트남전 당시의 국론분열 양상에 빠져들고 있다.

부시 미 대통령이 20만명 증파등 대 이라크 군사적 압력을 가중,무력대결의 위험성이 현실문제로 부각됨에 따라 부시정책에 대해 회의 또는 반대하는 여론이 표면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 상ㆍ하 양원 지도자들은 정책적 입장은 서로 다르지만 하나같이 군사행동에 앞서 의회와 사전협의 또는 승인을 받을 것을 요구했다.

또한 가톨릭주교단과 같은 종교단체에서는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이같은 움직임을 배경으로 전국의 군사기지와 대학가,교회 등에서 반전시위가 날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의 최대의 공군예비군 기지인 매사추세츠주 웨스트 공군기지 정문앞에서 14일 수십명의 퀘이커교도와 불교 승려들이 모여 반전시위를 벌였으며 1846년부터 육군기지로 사용돼온 샌프란시스코의 유서깊은 요새에서도 시위대가 석유와 피빛 물감을 모래더미위에 뿌려놓고 상징적인 항의 시위를 벌이는 등 민간인들의 산발적 시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한편 하버드대와 예일대,버클리의 캘리포니아 주립대 등 60년대 반전운동의 본거지였던 여러 명문대학에서도 의미없이 수많은 젊은이들의 목숨을 잃게한 베트남전을 되풀이하지 말자고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다. 70년대와 80년대를 통해 정치적 무관심으로 특징지어졌던 미국의 대학가가 반전운동이 절정에 달했던 65ㆍ66년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대학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60년대와 또다른 현상중의 하나는 시위에 실제 전쟁에 참여했던 퇴역 부상병들이 다수 참가,전쟁의 참상과 무의미함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미국민의 반전무드를 입증이라도 하듯 후세인에 대한 무력행사를 지지하는 여론이 사태발생 직후 80%에서 지금은 51%로 급락한 상태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부시 행정부를 당혹케한 것은 의회의 노골적인 견제움직임이다. 상원 외교위원회의 리처드ㆍ루거의원(공화)이 선전포고 문제를 논의ㆍ결정토록 하기 위해 긴급 상ㆍ하 양원 합동회의 소집을 요구한지 하룻만인 14일 부시 대통령이 의회지도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협의를 가진 사실에서도 부시 행정부의 당혹을 읽을 수 있다. 이날 회의에서 상ㆍ하 양원 합동회의는 개최하지 않기로 합의됐지만 의회의 무력사용 사전승인 요구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승낙도 거부도 아닌 어정쩡한 자세를 취했다.

무력사용 이전에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공화ㆍ민주 양당의원들이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그 동기는 다르다.

공화당 의원들은 여론의 지지가 낮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단독으로 무력사용을 결정할때 비등할 여론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사전에 모양새를 갖춰야 베트남전 당시와 같은 국론분열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의회와 행정부의 갈등은 미 국민여론이 심각할 정도로 분열되어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임과 동시에 이라크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단호한 의지표명을 희석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6일 중간선거 이전까지만 해도 의회는 부시에 감히 도전하지 못했다. 상ㆍ하 양원은 미군 파병과 이라크군의 「즉각적인 무조건 철수」를 요구하는 부시 대통령의 정책을 지지하는 결의안을 거의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그러나 선거도 끝나고 또한 부시 행정부의 대 이라크 대결위협이 한층 고조됨에 따라 의회의 견제노력도 한층 강하되기 시작했다.

로버트ㆍ미첼 상원 민주당 원내총무는 『미국이 전쟁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의회의 고유권한이다.

부시 대통령은 군사적 행동에 앞서 반드시 의회와 사전협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버트ㆍ돌 상원 공화당 원내총무,에드워드ㆍ케네디 상원의원도 각각 다른 입장에서 이에 동조했다.

의회 지도자들은 오는 1월까지 의회가 휴회이므로 이 기간중 부시 대통령이 임의로 무력선택을 단행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2차대전 이후 한국전ㆍ월남전 등 국지전에서 의회에 선전포고를 요청한 대통령은 없다.

역대 행정부는 군 최고사령관으로서 긴급 군사작전을 명령할 수 있는 대통령의 군통수 권한을 약화시키려 하지 않았다.

이러한 의회의 견제움직임에 대해 피츠워터 백악관 대변인은 『모든 단계에서 의회와 협의를 할 계획이나 사전협의를 할 수 없는 돌발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도피할 구멍을 만들어 놓았다.

현재 상ㆍ하 양원의원들도 부시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히 읽을 수 없다. 제일 초점인 것은 20만 증파의 목적이다. 단순히 위협에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실제로 무력행사를 하기 위한 것인지 판단하기가 힘들다.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사담ㆍ후세인이 20만 증파에 겁을 먹고 스스로 퇴각의 길을 선택해주면 이상적이다. 그러나 후세인은 이러한 부시의 수를 정확하게 읽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반전여론이 높아진다는 것은 월남전의 체험이다.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지난 8월 반전여론이 대두하기 전에 속전속결을 할 것을 건의했었다. 부시의 지도력에 대한 시험은 이제부터다.<워싱턴=이재승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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