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작전주도권 갖는데 파병국등 양해 받아/소의 무력동참도 성공… 유엔결의 촉구할 듯제임스ㆍ베이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주일동안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터키,바레인,영,불,소 등 8개국을 순방하고 10일밤 워싱턴에 귀환했다. 부시 대통령은 대 이라크 교착상태를 타개하기 위한 정책결정에 베이커장관의 순방 결과 보고와 건의를 크게 반영할 것이 확실하다. 베이커장관은 이번 방문에서 ▲각국의 페르시아만사태 타개방안과 ▲미국이 무력을 행사하는 경우 각국의 협력태세와 입지를 타진했다. 또한 전쟁발발시 사우디등 아랍권국가와 기타 연합국들과의 지휘체계 정립문제를 논의했다.
베이커장관은 미국의 정책에 대한 지지촉구보다는 진상파악에 더 중점을 두었던 것 같다. 부시 행정부는 현재의 경제봉쇄를 지속하든,무력을 행사하든 성공적인 정책수행을 위해서는 부시 대통령이 구축해 놓은 범세계적인 반이라크 연합을 견지하는 것이다.
베이커장관의 이번 방문에서 드러난 것은 무력행사쪽으로 접근할수록 연합균열의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미국내 여론도 같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베이커장관이 순방한 8개국은 미국이 군사적 선택을 해야하는지,한다면 언제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상당한 이견을 나타냈다.
대별하자면 전쟁을 선호하는 나라들은 이라크의 직접적인 위협 아래에 있는 인근아랍국들이다. 즉 사우디 이집트 시리아 쿠웨이트 등 소위 일선국가들외에 영국이 여기에 동참한다. 이들 아랍국들은 후세인이 물러서지 않고 이라크가 무력감축을 하지 않는다면 후세인은 군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그들을 파괴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국토회복이 다급한 망명 쿠웨이트 정부를 제외하고는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제안대로 2∼3개월의 시간여유를 더 주자는 입장이다. 후세인에 대해 평화적해결에 대한 기회를 충분히 주었다는 명분을 찾기 위해서이다.
이들과 대조적으로 전쟁을 선호하지 않는 나라는 프랑스 소련 중국 터키 등으로 터키를 제외하고는 이라크와 멀리 떨어져 있는 강대국들이다. 이들은 경제제재와 단순한 위협강화가 전쟁보다 효율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소련의 고르바초프 대통령이나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은 이라크의 『즉각적인 무조건 철군』을 요구하면서도 『전쟁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아직 수정하지 않고 있다. 소련은 이라크가 계속 철군을 거부하는 경우 유엔군의 이름 아래에서라면 무력제재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인데 프랑스도 무력사용을 반대하고 있다.
베이커장관은 『미국이 전쟁을 한다면 다국적군의 대다수는 미국과 나란히 싸울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영국,프랑스,이집트,시리아 등이 사우디에 1만명 이상의 지상 전투부대와 기갑부대를 파병하고 있다.
미 국무부의 한 관계자는 프랑스와 시리아는 참전하지 않을지 모른다고 전망하고 있다.
전쟁을 선호하든 안하든 일반적으로 각국이 미국의 단독결정보다는 유엔 안보리의 승인 형식으로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은 흥미롭다. 베이커장관은 망명쿠웨이트 정부의 요청만으로도 유엔헌장에 따라 이라크에 대해 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제법적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사우디,망명쿠웨이트 등이 베이커장관의 견해에 동조하고 있는 것이다.
부시 행정부는 현재로서는 무력개입의 정당성을 강력히 뒷받침하기 위해 유엔 안보리의 승인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미국과 의견이 다른 소ㆍ중ㆍ불이 거부권을 행사치 않도록 사전에 타협이 모색되어야 하는데 미국 여론도 세계적 지지라는 모양새를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전쟁은 비용과 위험의 실질적인 분담요구도 크다.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연합군의 작전효율성을 좌우하는 지위체계문제는 사우디등 아랍권 파병국과 정치적인 민감성을 고려,아랍군은 사우디의 장군휘하에 둔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작전의 주도권은 미군 사령관이 갖는다는데 양해된 것으로 이해됐다.<워싱턴=이재승특파원>워싱턴=이재승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