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탕주의 사회환경에 1차책임/기동성ㆍ치밀함등 “흉악범죄 종합판”/「극형→흉포화 악순환」 가능성시사아무 원한도 없고 저항도 불가능한 노약자와 어린이를 생매장살해한 사건은 우리사회에 인간이 아닌 짐승들이 많이 살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인명을 가볍게 여기는 흉악범들은 최근 어린이 유괴ㆍ납치사건에서도 무조건 죽여놓고 가족들을 협박하는 수법을 써 충격을 주었지만 이번 양평사건의 충격은 그보다 훨씬 더하다.
전과자 3인조는 대마초를 흡입한 환각상태에서 아무 죄의식도 없이 범죄를 저지르고 애인들과 함께 유흥행각을 벌여 온 것으로 밝혀져 교도행정에 대한 전반적 재검토와 한탕주의,쾌락주의에 물든 젊은이들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계도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신변보호를 위해 애인을 동행하고 ▲노약자와 어린이를 범행대상으로 선택했으며 ▲차량을 이용,전국을 무대로 치고뛰는 수법을 썼고 ▲완전범죄를 노려 암매장한 점 ▲환각상태에서 범행하는 등 요근래 흉악범죄의 유형을 한데모은 종합판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먼저 범행동기와 과정,범인들의 심리상태 등이 보다 세밀하게 분석돼야 한다.
범인들은 모두 일찍부터 소년원 등을 드나든 전과6∼8범으로 주범 이성준(31)과 윤용필(31)은 겨우 중학을 졸업한 뒤 범죄에 빠져든 것으로 밝혀져 미진학 청소년들에 대한 사회교육과 취업대책도 재검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사건은 범인들이 생활비를 마련키위해 범죄를 저지른 것이 아니라 20대 애인들과 쓸 유흥비를 챙기기 위해 저지른 점과 검거된 뒤에도 『재수가 없어 붙잡혔다』고 말하는 등 전혀 반성의 빛을 보이지 않았다.
범인 오태환과 윤은 또 틈틈히 택시운전과 호텔택시 스페어운전을 해왔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상류층의 향락적 생활과 한탕주의에 크게 물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범인들은 강릉에서의 첫 원정범행이후 자신들의 신원과 행적이 드러나자 범죄전쟁 선포에 따라 형이 가중돼 극형을 받지나 않을까 우려,완전범죄를 하기위해 애매한 일가족을 살해했다고 진술. 흉악범에 대한 극형조치가 범죄예방보다는 흉포화를 가중시킬수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달 28일 렌터카를 빌려 범죄여행을 떠난뒤 그동안 서울을 비롯,강원 충남 전북 인천 등지에서 20여차례의 크고 작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그들이 범행을 할 때는 유흥비가 떨어진 때였다. 범행후에는 도계를 넘어 수사망을 피하는 수법을 써왔고 피해자들로부터 차를 빼앗아 몰고다니며 수시로 번호판을 갈아 끼우고 돌아다녀 경찰의 수사망을 혼란에 빠뜨리는 치밀함을 보였다.
범인 오는 경찰에서 『차량으로 이동도중 5차례 검문소를 지나갔으나 한번도 수배차량임을 들키지않았다』며 범죄전쟁 이후 강화된 검문소의 검문검색을 비웃었다.
다행히 경찰이 과거와 달리 치안본부의 지휘에 따라 강원ㆍ충남ㆍ경기도경과 인천시경이 완벽한 공조수사를 펴 범인을 조기에 검거,또다른 흉악범행을 방지할 수 있었으나 차량 검문검색이 소홀했던 것은 분명하다.
또 전체범죄중 20대이하의 청소년층이 저지른 범죄가 84.2%(89년 현재)에 이르는 등 연소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이 사건의 범인들은 모두 30대 초반인데다 범인 오는 부인과 두 아들까지 있는 기성세대였다는 점에서 대마초 등 환각성물질이 인간성을 얼마나 심각하게 파괴하는가를 여실히 보여줬다.
경찰은 『정신병자에 가까운 흉악범이 저지르는 범죄에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고 있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범죄 환경을 제거하고 전과자들에 대한 재활주선의 노력을 활성화하면서 기동성있고 철저한 수사를 더 한층 강화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윤승용기자>윤승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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