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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ㆍ함평 보선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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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ㆍ함평 보선 스케치

입력
1990.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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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넘는 「황색풍」… 일찌감치 승부 판가름/이후보 미리 당선소감… “지역감정 타파에 물꼬”○13대 표차 훨씬 능가

○…평민당의 영남 인사 공천으로 관심을 모은 영광ㆍ함평 보궐선거는 9일 밤 개표가 시작되자마자 예상을 넘어서는 「황색바람」이 몰아치기 시작,13대 선거 때의 여야 표차를 훨씬 능가하는 결과가 확인돼 일찌감치 승부가 확정.

평민당측은 투표함이 속속 열리며 황색일변도의 결과를 토해내자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이수인 후보는 기자들의 성화에 못이겨 당선확정을 전제로 한 인터뷰까지를 해버려 개표는 사실상 끝난 상태.

이날 밤 8시45분 첫 개함을 시작한 영광군 불갑면 제2투표구는 평소 민자당 조기상 후보의 「상대적 우세지」로 점쳐졌으나 1백14 대 7백35 대 7(부재자 포함)로 평민당 이수인 후보가 독주해버리자 상황은 이미 판가름났다는 분위기.

또 8시15분께부터 개표가 시작된 함평읍 제5투표소에서도 1백7 대 7백21 대 37로 13대 총선 때의 민자 평민 득표율(1백46 대 8백39)을 오히려 상회해버려 싱거운 느낌마저 들 정도.

○“호남 애정 전하겠다”

○…이 후보는 10일 새벽 당선이 거의 확정되자 기자회견을 갖고 당선소감과 이번 선거의 의미를 피력.

이 후보는 「장기집권을 위한 3당야합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심판」 「지역감정 타파의 물꼬를 남북통일까지 이끌어낼 수 있는 출발신호」 「국민의 정치문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견인차」라고 자신의 당선을 규정한 뒤 『이같은 역동을 국민운동차원으로 승화시키는 데 한몸 바치겠다』고 주장.

이 후보는 오는 93년 대통령선거 때 김대중 총재를 위해 영남지역에서 어떤 역할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호남사람들이 영남주민들에게 결코 눈을 흘긴 적이 없다는 애정을 전하겠다』고 말한 뒤 14대 총선에서의 재출마여부에 대해서는 『당의 지시에 무조건 따르겠다』고만 언급.

이 후보는 지역구에 대한 자신의 역할에 대해 『평민당이 주장하는 활농정책 개발과 코앞에 닥친 UR대비책에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농민을 위한 당정책에 충실하라는 것이 영광ㆍ함평 주민들의 바람일 것』이라고 설명.

○…평민당의 영남 인사 공천으로 상당한 파란을 예고하며 관심을 끌었던 영광ㆍ함평 보궐선거는 차분하고 평온한 분위기 속에서 투표가 끝나 철야 개표과정에서도 별다른 잡음이나 마찰없이 말끔히 마무리돼 모처럼 만의 모범선거를 기록.

이번 선거는 평민당의 의외의 공천으로 민자당이 한때 해볼 만한 싸움이라는 생각을 가져 초반에는 접전양상이었으나 김대중 평민당 총재가 본격적인 현장지원에 나서자 중반에 이미 대세가 판가름났다는 게 중론.

그래서인지 투표가 계속되는 동안 관심의 초점이 당락보다는 평민당 이수인 후보의 투표율에 모아질 정도로 뻔한 결과가 점쳐지는 「묘한 선거」의 일단면을 표출.

○“천재지변 의한 기권”

○…궂은 날씨와 폭풍주의보로 도서지역인 영광군 낙월면 3개 투표구에는 일부 섬주민들의 투표 불능사태가 발생,중앙선관위는 「천재지변에 의한 기권」으로 처리.

총 유권자 9백34명인 낙월면에는 낙월도 11명,송이도 22명,안마도 63명 등 96명의 유권자가 연락선이 끊기는 바람에 투표에 불참하는 사태가 발생했으며 3개 투표함 역시 영광군청으로 이동이 불가능해 이날 밤을 지샌 뒤 폭풍주의보가 해제되는 대로 개표장인 군청으로 옮겨 개표키로 결정.

○봉고차 백여 대 동원

○…늦가을 궂은 비바람 속에 시작된 이날 투표는 초반에 투표율이 극히 저조,상오 11시께는 지난 4ㆍ26총선 때보다 10%나 떨어지는 25%를 기록.

그러나 양당이 기권표를 「조직표」 「대세표」인 자신들의 지지표라고 판단,각각 1백여 대의 봉고차량을 동원하는 등 기권방지에 주력한 데다 날씨까지 개기 시작,하오 3시께는 지난 총선 때의 64%에 버금가는 62.4%까지 육박.<영광=정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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