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곳곳 방화 차량 탈취/경찰진입 맞서 격렬저항【안면도=신윤석ㆍ최정복기자】 치안부재ㆍ행정마비 속에 8일 하루종일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감돌던 충남 태안군 안면읍 일대는 이날 하오5시께 경찰 1천여명이 읍내로 진입한 이후 주민과의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다.
경찰은 사태가 일단 진정되자 하오9시까지 9개 중대 전원을 안면도에서 철수시키고 1백여명을 연륙교인 안면교에 배치,철야 경비했다. 또 서울에서 5개 중대 등 모두 11개 중대가 현지 경찰을 지원하기 위해 9일 새벽 도착했다.
안응모 내무부장관은 하오8시30분 치안본부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최재삼 치안본부 2차장을 현지로 보냈다.
치안본부는 안면도 사태가 과격화한 것은 외부세력이 가세한 것도 원인이라고 판단,시위에 가담한 전대협 등 운동권학생과 전농 전교조 등 외부인들을 전원 색출,검거하라고 충남도경에 지시했다.
주민들은 경찰 철수후 대부분 귀가했으나 투위간부들과 청년결사대 등 50여명은 읍사무소에서 대책을 숙의하며 철야했다.
▷방화◁
경찰에 쫓긴 시위대는 하오7시46분께 안면읍 승언리에 있는 서산경찰서 안면지서를 습격,이 가운데 청년 20여명이 지서 건물에 휘발유를 뿌리고 화염병 20여개를 던져 전소시켰다.
시위대는 『최석칠 반핵투위 위원장이 연행되고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소문에 흥분,지서로 몰려갔다.
이 불로 40평 크기의 지서 1층 목조건물이 모두 탔으나 경찰관들은 미리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으며 지서 옆에 있던 예비군중대 본부와 콘크리트 무기고에는 불길이 번지지 않았다.
이에앞서 상오11시10분께는 한전 안면지소 앞길에서 시위대 3백여명이 신임 안건수 안면지서장(47ㆍ경위)과 유명식 남면장이 타고가던 유면장의 충남1 마3975호 로얄프린스승용차를 탈취,석유를 뿌리고 불을 질러 전소시켰다.
안지서장 등은 급히 차에서 내려 남면쪽으로 피신했다.
또 쇠파이프ㆍ각목ㆍ화염병 등을 휴대한 주민 3천여명은 낮12시30분께 안면읍에서 3㎞ 떨어진 조계산에 있는 서해안 연구단지 조성부지로 몰려가 「평화안면도 장례식」을 가진 뒤 휴양림 건설 현장사무소 가건물 1백50여㎡와 포클레인 2대에 석유를 뿌려 불태웠다.
▷감금ㆍ폭행◁
안면읍 한전지소 앞 도로를 점거,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던 주민ㆍ학생 3백여명은 상오11시40분께 현장에서 시위상황을 지켜보던 태안군청 공보실장 이영세씨(47),서무계장 박홍식씨(37) 등 군청직원 5명을 납치,각목 등으로 집단 구타한 뒤 팬티만 입힌 채 옷을 모두 벗기고 양손을 나일론 끈으로 묶어 도로에 쌓아둔 드럼통과 폐타이어 위에 50여분간 세워둔 뒤 안면읍사무소로 데려갔다가 하오3시께 풀어줬다.
상오11시께 조완식 안면읍장도 읍사무소 뒤 농가에 숨어 있다가 주민들에 붙들려 상수도사무소에 3시간 동안 감금된 뒤 풀려났다. 시위군중은 하오1시께 한전 안면지소 앞에 서있던 서산경찰서 정보과 오재규경장(43)과 김오성순경(36) 등 2명을 붙잡아 무전기를 뺏고 몽둥이로 집단 폭행했는데 경찰관들은 인근 병원에 옮겨졌다 머리를 크게 다친 오경장은 위독해 헬기편으로 서산 서울병원으로 이송됐다.
▷시위◁
주민 1만여명은 8일 상오11시 안면읍 버스터미널 광장에 모여 시위를 벌였으며 하오2시께 태안군청 앞과 서산군청 앞 1호 광장 에서는 이 지역 JC회원 등 사회단체 회원 및 학생 1천∼3천명이 모여 항의,연좌농성을 벌였다.
또 이날 하오3시 서산시 문화회관에서 이 지역 22개 사회단체 회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핵폐기물 설치반대 결의대회를 가졌고 문화회관과 시내 곳곳에서 산발적인 농성이 계속되는 등 반대집회,시위는 서산지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등교거부◁
이날 태안군 안면읍내 16개 초중고교 학생 90% 이상이 3일째 등교를 거부,학교마다 정상수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안면고교의 경우 재학생 6백50명중 10명만이 출석한 것을 비롯,3개 중학교(1천4백36명)도 3%,12개 국민학교(2천2백83명)는 29%만이 등교했으나 등교거부 움직임은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
▷경찰◁
충남도경은 시위가 과격해지자 하오5시께 전투경찰 9개 중대 1천1백여명을 주민들이 폐타이어 등으로 막아놓은 안면교를 통해 투입,거세게 저항하는 주민에게 다연발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서 30여분 만에 시위대가 점거한 안면읍사무소와 안면지서 등을 되찾았다.
주민들은 경찰이 안면교를 넘어 읍내로 들어오자 안면의용소방대에 난입,차고의 대형 철제셔터 2개를 부수고 차고안에 있던 충남9가 2086호 소방차를 탈취,경찰 진입에 맞섰다.
하오5시10분께는 30여명의 과격시위대가 안면지서에 난입,대형 창유리ㆍ집기 등을 닥치는 대로 부수고 전화선을 모두 끊고 안면읍사무소 앞에 있던 충남7 가2083호 쓰레기 수거차량도 탈취,몰고 다니기도 했다.
지서 직원들은 총기 등을 미리 빼내 지서를 빠져나와 인명피해와 총기 피탈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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