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만 나는 세상인 줄 알았더니 그렇지만도 않다. 더러 속 시원한 소식도 있다. 시민들을 그토록 피곤하고 고달프게 하던 자동차 소통이 요 며칠 사이에 피부로 느낄 정도로 좋아졌고 걷잡을 수 없이 오염되고 황폐되어가기만 하던 자연환경이 더이상 훼손되지 않고 곧바로 보존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인 뉴스가 바로 그것이다.이 두가지 현상은 당국이 실시한 불법 주ㆍ정차 집중단속과 국립공원내 취사행위금지의 결과로 나타났다.
지난달 26일부터 당국이 집중적으로 실시한 도로변의 불법 주ㆍ정차 단속으로 호텔ㆍ백화점ㆍ시장주변의 고질적인 교통체증이 해소되고 도심지역 간선도로의 주행공간이 넓어져 서울의 차량주행 평균속도가 시간당 21㎞ 안팎서 24㎞ 이상으로 3㎞ 이상이나 빨라졌다고 한다.
또한 지난 1일부터 실시한 국립공원내 취사금지조치는 실시이후 첫번째 주일인 지난주말 전국 각지의 국립공원에서 밥짓는 연기와 고기굽고 찌개끓이는 냄새,식사후의 찌꺼기와 쓰레기버리기 등이 몰라보게 없어져 즐거운 산행분위기가 잡혀갈 가능성을 보였다는 것이다.
인구포화상태인 대도시의 교통난 해소와 자연환경 보호는 후기산업사회가 공통적으로 직면한 난제이지만 날로 심화되어가는 교통적체ㆍ자연훼손ㆍ환경파괴에 대해 우려의 소리만 높았을 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채 거의 무방비 상태였던 것이 우리의 현실이었다.
그러나 이번 주ㆍ정차 단속과 국립공원내 취사금지 조치의 결과로 드러난 새로운 현상은 당국의 강력한 실천의지와 국민들의 적극적인 호응이 함께 하기만 하면 우리 주변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생활분위기를 개선하여 보다 맑고 밝은 사회를 가꾸어 나갈 수 있다는 지극히 평범한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도로변의 얌체 주ㆍ정차나 야외에서의 취사로 인한 환경훼손은 시민들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고 시민의식을 발휘하면 손쉽게 바로 잡을 수 있는 것이지만 사소한 부주의와 무신경이 그대로 축적되어 교통체증과 환경훼손의 요인이 되었던 것이다.
10일 남짓한 주ㆍ정차 단속으로 도심의 차량소통상황이 13.7∼15.6%나 개선되었다는 사실은 이제까지 당국이나 시민이 공중도덕과 질서의식에 얼마나 신경을 쓰지 않았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겠다.
공중도덕과 질서의식을 일깨우는 것만으로 이와 같은 개선효과를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은 공중도덕과 질서의식이 무뎌지면 모처럼의 개선효과가 물거품이 될지도 모른다는 위험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제까지처럼 집중단속 기간에만 반짝하는 효과를 보이고 단속기간이 지나면 도로아미타불이 되지 않게 이번 기회에 일깨워진 공중도덕과 질서의식이 체질화되는데 더한층 노력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또한 주ㆍ정차 단속이나 야외취사금지가 교통체증해소나 자연보호에 있어서 하나의 방편은 될 수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는만큼 당국은 이를 바탕으로 하여 교통난 해결에는 도로율 확대ㆍ교통체계 개선,자연보호에는 산업폐기물의 처리 등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 강구에 박차를 가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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