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대회 무산 11일간 단식전국농어민후계자협의회 회장 이경해씨(43)는 농대출신의 학사농부이다.
이씨는 88년 12월 경선을 통해 임기 2년의 회장에 당선된 후 자몽 등 외국농산물 수입에 반대,H그룹 제품의 불매운동을 벌여 왔으며 지난해 9월 정부가 농어민후계자 육성기금법폐지를 발표하자 전국적으로 반대서명운동을 폈다.
지난 8월20일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을 앞두고 서울에서 열려했던 제2차 농어민후계자대회가 무산되자 정부당국의 사과를 요구하며 서울 서초구 반포동 협의회사무실에서 11일동안 단식농성도 했었다.
최근에는 전국농민단체협의회(농단협) 등 농민단체들과 연합,각종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UR저지투쟁을 계속해왔다.
이번 할복자살기도는 지난 4일 농민대표 5명중 1명으로 출국,첫공식 일정인 GATT본부 방분에 나섰다가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희박하자 결행한 것으로 보인다.
전북 장수군 장수읍 대성리 출신인 이씨는 66년 전주 농림고,74년 서울 농업대(현 서울시립대)를 졸업한 뒤 고향에 내려가 황무지 6만여평을 개간해 서울 농장을 조성,현재 육성우 17마리를 기르고 있다.
이씨는 이화여대 가정학과를 졸업한 김백이씨(40)와 75년 결혼,한때 젖소 56마리와 염소 1백여마리를 키우기도 했으나 88년 회장에 선임되면서 대부분의 재산을 협의회 운영자금에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85년 11월 시설이 뛰어난 농장을 전북지역 4H훈련농장으로 개방,대통령으로부터 청소년육성공로표창을 받는 등 11차례 국내공로표창을 받았으며 88년 10월엔 UN식량농업기구(FAO)가 선정하는 「세계의 농부상」을 수상했다.
고향에서 소식을 전해들은 부인 김씨와 주민들은 『이씨는 평소 말이없고 강직해 무뚝뚝한 인상마저 주지만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분연히 나서곤 했다』며 빨리 회복되기를 기원했다.
부인 김씨에 의하면 이씨는 출국하면서 『내가 돌아오지 않으면 제네바로 찾아 올 수 있겠느냐』고 묻는 등 비장한 각오를 하고 출국했다.<전주=이금택기자>전주=이금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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