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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서 무공해 「녹색상품」 경쟁(해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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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서 무공해 「녹색상품」 경쟁(해외경제)

입력
1990.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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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VC랩 불허ㆍ납없는 잉크도/소비자 선호급증… 안내책 “불티”환경오염이 역설적으로 새로운 사업을 번창시키고 있다. 유럽의 몇몇기업들은 최근 몇년사이 환경이 극도로 오염되고 공해물질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악영향이 커짐에 따라 이를 역으로 이용,무공해상품인 환경적합상품(Green Products)을 개발,보편화 시키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의 「녹색상품」 판매전략은 환경오염이 심화됨에 따라 소비자들이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무공해를 보장하는 상품을 선호한다는 조사결과에 따른 것이다.

최근 독일,네덜란드,영국,덴마크 등 유럽 4개국에서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재 세계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60%가 환경문제라고 대답,실업 인플레 빈곤 등 경제적 문제보다 훨씬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 이들 응답자들은 무공해 환경상품을 기존제품보다 비싼 값을 지불하고도 사들일 용의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같은 소비자들의 욕구를 재빠르게 파악해 사업화에 성공한 업체의 하나는 덴마크의 슈퍼마켓체인인 「이르마 AS」이다.

이 업체는 제일먼저 슈퍼마켓에서 상품을 포장할 때 PVC랩의 사용을 금지했다. PVC랩을 계속 사용하는 체인점이 있을 경우 체인점을 다른 사람으로 교체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견지한 것은 물론이다.

또 커피필터,기저귀,화장지 등 모든 종이제품을 염소표백제가 들어있지 않은 재생용지제품으로 대체했다. 그리고 모든 제품목록이나 인쇄물에 납과 카드뮴이 들어있지 않은 잉크를 사용토록 했다.

이 업체는 처음에 다른 상품보다 가격이 높고 인지도가 낮아 다소 고전했으나 「녹색이미지」를 강조하는 광고에 매년 수십만달러의 비용을 지출하는 등 제품인지도 확산에 주력,국내시장점유율을 당초 10%에서 60%로 높였을 뿐아니라 외국소매점에도 수출하기 시작했다.

또 서독의 가전제품회사인 AEG사는 거품조절을 통한 세제절약형 세탁기를 개발,만성적인 불황을 극복했으며 스웨덴의 헥사곤그룹산하의 한 과자생산업체도 비스킷을 무공해 용기로 포장,경쟁업체를 따돌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편 이러한 유럽기업들의 관심은 영국에서 「녹색소비자가이드」라는 책자를 탄생시켰다. 소비자들에게 녹색상품의 쇼핑장소와 방법을 알려주는 이 책자는 불과 1년만에 30만부가 팔렸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기업들로 하여금 환경문제의 중요성을 확인시켜 환경상품의 생산뿐 아니라 생산과정에서의 환경파괴행위를 금하도록 유도했다.

또 이들나라에서는 저명한 환경단체가 나서 상품의 환경적합성을 보장해주는 「E마크(Ecological Mark)」를 이들 상품에 부착,소비자들에게 신뢰성을 심어주고 있다.

녹색운동의 선도적 위치에 서있는 서독에서는 공신력 있는 단체가 환경피해가 적은 상품이나 에너지ㆍ자원절약 상품에 「블루엔젤(Blue Angel)」이라는 표시를 부착,소비자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어 최근에는 EC전체에 통용될 「E마크」를 개발하자는 여론으로 발전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지난 89년 2월부터 일본환경협회 주관으로 「E마크」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지난 6월까지 E마크를 부여받은 상품은 1백20사 3백10개 제품으로 예상을 2배이상 초과하고 있다. 일본환경협회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E마크가 부착된 상품에 대해 10% 정도 높은 가격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응답했다.

한편 이들 몇몇 나라의 정부당국에서도 환경피해를 유발하는 상품에 대해 특별세를 부과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환경적합상품에 대한 기업의 관심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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