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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보수당 내분… 대처 총리 홍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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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보수당 내분… 대처 총리 홍역

입력
1990.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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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통합」제동에 불만 하우 부총리 끝내 사임/국민지지도 하락… 경쟁당수 “조종 울려” 맹공집권 11년째를 보내고 있는 마거릿ㆍ대처 영국 총리(64)가 유럽대륙으로부터의 높은 파고에 휩싸여 있다.

79년 대처체제 출범시 입각한 오랜 지기인 제프리ㆍ하우가 유럽통합문제에 관해 대처 총리와 불화를 빚으며 1일 부총리직을 사임,집권 보수당의 분열상이 구체화됐기 때문이다.

「ECU(유럽통화통합)가 보수당을 분열시켰다」는 영국 언론들의 지적처럼 EC 통합 적극파인 하우 전 부총리는 지난달 28일 로마에서 열린 EC 정상회담에서 대처 총리가 ECU에 제동을 걸고 나서자 노골적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 2일 영국과 유럽대륙을 잇는 해저터널이 관통된 것이 상징하듯 영국이 이제 더이상 「섬나라」가 아닌 이상 「고립주의」에서 벗어나 통합에 보다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는게 하우의 생각이다.

반면 대처로서는 유럽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인 9%의 고인플레와 15%의 고실업률 등 취약한 국내의 경제상태에 대한 안전판 마련과 유럽의 신질서 구축시의 불ㆍ독의 독주를 견제해야겠다는 생각에 따라 EC통합에 대해 점진적 입장을 취해왔다.

하지만 하우가 EC 통합문제를 놓고 대처 행정부로부터 사임한 4번째 각료이며 보수당내 반대처세력을 규합할 정신적 지주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어느 때보다도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타도 보수당」의 기치를 내걸고 오는 92년 중반의 총선에서 대처의 유일한 경쟁자가 될 닐ㆍ키녹 노동당총재는 『EC통합을 둘러싼 영국지도부의 정책에 일관성도 없으며 분열상은 더욱 심화됐다』고 논평했으며 패디ㆍ애쉬다운 자민당총재는 『대처 왕조에 조종이 울렸다』고 극언을 마다하지 않았다.

심기가 극도로 불편해진 대처는 하우의 사임을 수리한 후 3일 생각을 정리할 여유를 갖기 위해서인듯 향리인 체커스로 낙향해 버렸다.

한편 월례 여론조사를 발표하고 있는 영 BBC방송은 3일 대처의 보수당이 전달보다 3% 떨어진 33%의 지지율을 보인 반면 노동당은 2% 증가한 4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의 실시시점이 하우의 사임사태 이전인 지난달 28일까지라는 점을 미뤄보면 앞으로 보수당의 인기가 더욱 하락세를 보일 것은 자명하다.

이처럼 대처 총리를 비롯한 보수당의 인기가 급락하는데는 「11년 장기집권의 말기적 증상」이라는 지적도 있다.

EC통합에 미온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대처 총리는 그녀의 강점인 외교분야에서조차 「현재의 분위기를 제대로 파악못하는 노망난 할머니」로 비아냥거려질 정도로 대세를 쫓지 못한다는 비판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같은 보수주의자인 레이건 전대통령의 카운터파트로 유럽을 대표했던 대처는 현실주의적 부시 대통령의 등장,독일통일과 EC통합의 가시화로 점차 불ㆍ독에 주도권을 내주고 있는게 현실이다.

내치에 있어서도 「경쟁ㆍ검약」으로 표현되는 대처리즘으로 전후 고질적인 「영국병」을 퇴치했던 경제정책들이 10년을 시효로 지난 89년 이후 급속히 부작용들을 빚기 시작했다는 불만이 높다.

이러한 실정의 결과 대처 총리의 보수당은 지난 5월 총선의 바로미터격인 지방의회선거에서 노동당의 43%에 비해 32%의 의석을 차지하는 참담한 결과를 맛보았다.

당장 이번주에 있을 두 북부지역 의회선거에서도 결과는 뻔한 실정이다.

하지만 유럽통합문제가 대처의 인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오히려 대처의 입장이 영국민들의 순수한 민족주의에 불을 지펴 인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대처 자신도 이를 노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페르시아만의 위기가 지속되면서 대처의 강경입장이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이번의 보수당내 분열상은 당장의 당권싸움이라기 보다는 92년 총선에서 대처가 패배하는 경우를 대비,그 이후의 구도를 위한 장기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집권 1세대인 하우가 떠남으로써 신세대인 허드 외무장관이나 메이저 재무장관에게 입지를 넓혀주기 위한 반대처세력의 배려라는 설명이다.<윤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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