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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게르만” 국가의식 높아졌다/독일 공식통일 오늘로 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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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게르만” 국가의식 높아졌다/독일 공식통일 오늘로 한달

입력
1990.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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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완성」 전독 총선 열기고조/경제도 「소심증」서 탈피 자신감/기업사기ㆍ투기 등 혼란상도… 「과거청산」은 관심권밖독일이 공식통일을 이룩한지 3일로 1개월째를 맞는다. 민족재통일의 환희에 젖었던 7천6백만 독일인들은 과거 청산과 동독지역 재건을 위한 진통속에서도 완전한 통일국가 건설을 향해 부단히 움직이고 있다. 통일열기의 한쪽에서 줄기차게 제기됐던 회의와 우려들은 이제는 벌써 잊혀지고 있다. 오히려 「통일효과」가 독일의 경제적 장래를 굳건히 보장하고 있는 가운데 독일인들의 국가의식은 한층 고양되고 있다.

지난 10월3일 공식통일에 이르기까지 숨가쁜 통일가도를 달려온 독일은 지난달 14일 또 한차례 통일국가 완성을 위한 정치행사를 치렀다.

새로 창설된 동독지역 5개주의 의회선거를 통해 주정부가 구성됨으로써 통일독일은 전체 16개주로 이뤄진 완전한 연방국가의 골격을 완성했다. 이에 따라 주정부 대표로 구성되는 연방 상원 분데스라트는 9일 수도 베를린에서 역사적인 첫 회의를 개최한다.

또 오는 12월2일에는 통일국가 완성을 위한 마지막 정치행사라고 할 수 있는 통일후 첫 연방하원 총선이 실시된다.

이 총선을 통해 현재 동ㆍ서독지역 대표로 나눠져 있는 연방하원이 재구성되면 진정한 통일국가의 통치체제가 완성되는 셈이다. 이미 수도 베를린 등에는 각 정당의 대형 선거벽보가 거리 곳곳에 나붙는 등 선거전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통일국가의 정치적 골격을 구축하는 작업과 함께 본정부는 차관급 전권대표들을 동베를린에 배치,구 동독의 각 부처를 장악했다.

동독에 대한 투자전망에 대해서는 「쓰레기통」이란 비관과 「신천지」라는 기대가 극단적으로 갈리고 있다. 동독내 8천개 기업의 관리 및 민영화책임을 맡고 있는 신탁관리공사(Treuhand)는 지금까지 2백개 기업을 매각하는데 그쳤다. 금년말까지는 5백개 기업을 민영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나,그 자산규모는 25억마르크 정도로 전체 2천억마르크의 극히 일부에 불과할 뿐이다.

그러나 하우스만 경제장관은 동독지역 투자를 망설이는 기업가들을 「소심한 의심꾼들」이라고 규정,「역사적 도전」의 의미를 망각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한국기업 사절단을 맞은 신탁관리공사의 볼프ㆍ쇄더 박사도 일본 기업들의 적극적 자세를 예로 들어 『내년이면 이미 늦을 것』이라고 적극 투자를 촉구했다.

어쨌든 독일경제의 장래는 낙관시되고 있다. 지난달 22일 5개 경제연구소가 내놓은 내년도 경제성장률 1.5% 전망도 객관적으로는 「소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들 연구소는 지난해에도 올해 서독 경제성장률을 2%로 전망했으나 실제 4%선을 기록했다. 영 이코노미스트지는 이와 관련,『독일인들 자신의 우려에도 불구하고,독일은 새로운 경제기적을 향해가고 있다』고 결론짓고 있다.

『베를린은 최근 세계기업가들이 가장 빈번히 드나드는 도시』란 말은 이같은 낙관적 진단을 뒷받침하고 있다.

물론 활발한 동독재건작업의 다른 한쪽에는 부작용과 어두운 과거청산의 진통도 자못 심각하다.

최근 시사주간 슈피겔지는 『동독에서 사기ㆍ협잡꾼들이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고 유례없는 전환기의 혼란을 틈탄 기업사기ㆍ투기 등의 만연상을 보도했다.

그러나 전 동독공산당 서기장 호네커에 대한 사법처리문제를 비롯한 동독체제의 유산청산작업은 독일인들의 주된 관심권에서는 벗어나 있는 듯한 느낌이다.

구체제의 이념과 관행에 젖은 법관ㆍ학자 등 체제핵심계층의 존재가 거론되고 있으나,아직은 시간의 경과에 맡겨지고 있는 듯한 상황이다.

진정한 민족통합의 최대난관으로 지적돼온 동ㆍ서독인간의 심정적 간격이 1개월 사이에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지표나 징후는 찾기 어렵다. 다만 최근 여론조사기관 IDA의 조사에 의하면 동독인의 51%가 『동ㆍ서독인은 동일한 민족적 특성을 공유하고 있다』고 답변한데 비해 서독인들은 3분의 1만이 긍정적 답변을 했다. 아직은 그만큼 간격이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통일된 독일인들의 국가의식은 확연히 달라졌다.

『독일은 세계의 강대국인가?』라는 질문에 서독인의 56%,동독인의 75%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서독인들은 이 질문에 지난 53년에는 39%,72년에는 13%,80년에는 22%만이 긍정했으며,지난 8월에도 41%에 머물렀었다.

이 조사에서 전체독일인의 49%는 통일독일이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보다 많이지는 문제에 관해 『자제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독일이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되는 문제에 관해서는 서독인의 56%,동독인의 61%가 「지지」를 표시했다.

서로 모순되는 듯한 이같은 조사결과는 결국 독일인들이 과거의 고정관념에 지배되면서도 「통일독일국가」에 대한 의식은 크게 고양되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통일 1개월」간의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이 점일 수도 있다.<베를린=강병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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