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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금통위에 「19.9%안 수정불가」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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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금통위에 「19.9%안 수정불가」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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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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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통화운용 「팽창」확정/연 증가율 21.5%… 목표 2.5% 웃돌아/정부낙관 불구 물가불안 가중정부의 올 4ㆍ4분기 통화운용계획이 금융통화운영위원회의 축소조정 요청이라는 제동에도 불구하고 결국 팽창쪽으로 낙착됐다.

물가안정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정부의 언약이 거듭되고 있는 가운데 다른 한편에서는 재정팽창과 통화과잉으로 인해 물가불안이 야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은은 1일 상오 열린 금통위 목요간담회에서 지난달 18일 금통위원들이 4ㆍ4분기 통화운용계획을 최대한 축소해 달라고 요청한데 대해 『여러가지 여건을 검토해 보았으나 당초의 19%대 운용방안을 낮추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계획은 그대로 두고 실제 운용과정에서 통화공급을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보고했다.

아울러 한은은 4조8천억원에 이르는 추경예산등 재정집행의 분산도 경제기획원쪽에 의사를 타진해 보았으나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금통위원들은 어차피 서로 돌아가는 맥락을 뻔히 아는 처지여선지 ▲인플레가 크게 우려되는 만큼 집행과정에서도 통화수속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줄 것과 ▲은행들에 대한 지급준비금 관리를 철저히 함으로써 무계획적이고 과도한 민간여신을 억제해 줄 것등 두가지 사항을 밝히는 선에서 끝을 맺었다.

이에 따라 4ㆍ4분기중 평잔기준으로 4조7천억원의 신규통화를 공급,증가율이 19.9%에 이르는 팽창통화운용안은 마지막 남았던 저지선도 별 무리없이 통과한 셈이 됐다.

맨처음 금통위원들로부터 문제가 제기됐을 때부터 경제정책에 대한 정부의 기본시각이 바뀌지 않는 한 실무적 차원에서는 아무리 기교를 부려봐야 더 줄일 여지가 별로 없다는 것이 익히 알려져 있었다. 통화공급의 축소여부는 단순히 통화관리 기술상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차원의 문제였던 것이다.

이 때문에 금통위원들도 정 안되면 경제기획원에 재정집행의 분산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던 것이지만 금통위원들 역시 이 한계를 넘어서지는 못한채 일을 마무리했다.

정부는 최근 내년도 경제운용계획의 윤곽을 내놓으면서 재벌그룹에 대한 여신관리도 대폭 완화할 것이라고 밝혀 통화측면에서뿐만 아니라 그밖의 다른 부문에서도 계속 「절제」「긴축」보다는 「팽창」「완화」쪽을 택할 것임을 명백히 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물가가 상당히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이 점에 대해서도 정부는 완전히 낙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적어도 지수 상으로는 소비자물가가 지난 10월중 0.2%만 오르는데 그쳐 올들어 상승률이 9.2%를 기록,올해말까지 한자리수로 억제할 수도 있는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올들어 분기별 총통화증가율은 계속 불안한 수준의 고공행진을 계속해 1ㆍ4분기중엔 23.5%에 달했고 2ㆍ4분기엔 22.4%,3ㆍ4분기엔 20.0%를 각각 기록했는데 4ㆍ4분기중에도 계획치대로 19.9% 안팎을 기록할 경우 연간 평균으로는 21.5%선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당초 목표보다 2.5%포인트 이상을 웃도는 수준이다.

통화량이 적정수준 이상으로 공급될 경우 물가가 자극받는 정도에 대해선 한은자체의 분석모델이 구체적 수치를 제시하고 있다.

80년대 우리나라의 경제실적치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통화가 5% 추가공급될 경우 물가는 1차 연도에 0.35%,2차 연도엔 1.75%,3차 연도엔 1.80%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구체적 수치는 이론적모델에 토대를 둔 것이지만 돈이 많이 풀릴 경우 상대적으로 물건값이 오르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당연한 이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화관리의 주체인 한은은 통화과잉공급에 대해 통화정책결정에서의 불완전한 자율성을 핑계로 「어쩔 수 없다」고만 되풀이 하고 있다.

왜 당초 목표보다 더 돈이 풀려나갔는지,거기에 대한 한은의 입장은 무엇인지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실정이다.

어찌보면 한은법개정 논의 이전이나 당시보다 더욱 제목소리를 잃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올해 통화운용목표인 15∼19%는 경제성장률을 7% 정도로 봤을 때의 계획이므로 실제 성장률이 9% 안팎으로 되고 있는 만큼 더 늘리는 쪽이 당연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바로 한해전 6.7%의 경제성장을 기록한 89년의 경우엔 당초 예상보다 성장률이 2% 가량 낮아졌음에도 통화는 목표를 넘어 운용됐었다. 필요에 따라 편리한대로 갖다 붙이는 주장이다.

별 제지를 받지 않는 통화팽창이 특히 내년부터는 선거와 겹치게 돼 더욱 그 정도를 더해 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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