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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YS회견ㆍ마산행 관련 심경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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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YS회견ㆍ마산행 관련 심경 밝혀

입력
1990.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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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가서 생각할 것 있으면 해야지”/자연인이나 정치인이나 믿음을 가져야노태우 대통령은 31일 상오 11시 조금 지나 춘추관(프레스센터)을 예고없이 방문,김영삼 민자당 대표의 회견과 마산행 등에 관해 기자들과 25분간 간략한 일문일답을 가졌다. 노 대통령은 문제의 핵심을 가급적 피하는 형식으로 답변하면서 때로는 이번 사태에 대한 자신의 착잡한 심경을 토로하는 듯했으며,때로는 역사적 안목에서 오늘의 제반상황을 직시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당내분의 원만한 해결을 위한 언론과 국민의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선문답식으로 언급한 행간행간에서는 민자당 내분이 이같은 상황에까지 이르게된 데 대한 「안타까움」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최근의 정국상황에 대해 궁금한 사항이 많습니다.

『궁금한 사항을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나는 하나도 궁금한 일이 없습니다. 언론이 스스로 미로를 만들어 출구를 못찾고 헤매고… 그래놓고 국민들을 그 방향으로 몰고가고,국민들은 또 그 방향으로 가고… 내려다 보면 우스꽝스러운 일이 많습니다』

­김영삼 대표가 마산에 내려갔는데 사람을 보내 부르시든지,어떻게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김 대표도 내려가서 생각할 것 있으면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조그만 일을 공연스레 크게 확대해석하려는 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해야합니까. 우리의 앞에는 지금 길이 훤히 트여 있고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지 않습니까. 언론도 거기에 눈을 돌려야 할 것입니다. 엉뚱한 데 눈을 돌리지 말아 주십시오』

­김 대표가 오해를 하고 있는 것 아닐까요.

『사람인 이상 이생각 저생각 할 수 있겠지요』

(노 대통령은 이 대목에서 언론의 역할에 대해 또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언론이 엉뚱한 곳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이생각 저생각 할 수 있겠으나 언론은 대한민국의 언론이 돼야 할 것입니다. 이 나라의 대표인 이사람은 솔직히 세계 어느 나라의 대표보다 더 큰 그릇으로 역사를 담아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본인식을 갖고 있다면 무엇인들 못 해내겠습니까. 사람들이 다 완전할 수는 없지요. 그래서 오해도 있을 수 있겠지요. 오해도 한참지나면 「아 그랬군」하고 풀리리라 믿습니다.

그런 것을 두고 뭐 일이 난 것처럼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이런 일이 거듭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성격이 급한 경향이 있는데 이에 불을 붙이고 자극하면 어찌 되겠습니까』

노 대통령은 이 말을 끝낸 뒤 기자실에서 일어나 2층 고루 쪽으로 향했으나 기자들의 계속되는 질문에 답변해 나갔다.

­김 대표가 내각제를 포기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는데요.

『기자 여러분들이 자꾸 얘기를 하는 것이지 생각지도 않는 일을 자꾸 만들어 나가면 안됩니다』

­당무는 어떻게 이끌어 나갈 생각입니까.

『사람이 몸이 불편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몸이 불편하면 잠시 다른 사람이 대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내가 불편하면 총리가 대신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이 대신 할 수도 있겠지요. 언론이나 자연인이나 정치인들은 모두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남을 의심하는 것은 죄를 짓는 것과 같습니다』

노 대통령은 신문고 앞에 서서 『이왕 북 앞에 왔으니 북이나 한번 쳐보지요』라고 한 뒤 힘있게 세번 북을 쳤다.

­마산에 사람을 보낼 생각이십니까.

『곧 돌아올텐데 사람을 왜 보냅니까』

­김 대표가 돌아오면 만나시겠습니까.

『우리 당의 대표인데 내가 왜 못 만납니까.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에게 자꾸 이상하다고 하면 진짜 이상한 사람이 되듯이 모든 것이 정상적인 상황입니다』

­대통령은 김 대표를 믿는데 김 대표가 대통령을 못 믿는다는 얘기입니까.

『여러분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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