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오늘 긴급 회견에 촉각/문책폭 신경… 월계수회 관련엔 일축 민정계/어제밤 만취 귀가 “기자들 아직 있나” 김 대표민자당의 내각제각서 유출파문은 29일 노태우 대통령의 수습 4개항 지시에 이어 30일 최창윤 정무수석 김윤환 총무의 상도동 방문을 통해 진정되고 있다.
그러나 파문의 씨앗인 내각제개헌 문제는 민정ㆍ공화계와 민주계가 정치적 생사를 건 이슈로 변질,언제 또 터질지 모르는 휴화산으로 남아 「진정국면」은 또다른 대치를 전제로 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한편 3일째 당무를 거부하고 있던 김영삼 대표는 이날밤 갑자기 『31일 상오 8시30분 기자회견을 갖겠다』고 측근들을 통해 발표해 당내에서는 김 대표의 회견내용에 관심이 집중.
김 대표의 회견내용 골자는 내각제개헌 문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개진과 함께 주말께로 예정되어 있는 청와대회동을 앞둔 자신의 사전의견 표명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나 「의외의 견해」도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와 주목.
▷청와대◁
청와대는 합의문 유출파문 이후 삼청동 안가와 본관 사이를 오르내리며 부산하던 종전의 모습과는 달리 30일부터는 노재봉 비서실장 최창윤 정무수석비서관 등 관계자들의 표정이 모두 느긋해 수습국면에 접어들고 있음을 단적으로 입증.
이날 상도동으로 김영삼 대표를 만나고 하오 1시께 청와대로 올라온 최 수석은 면담내용을 보도진들에게 설명하면서 『오늘 아침 노태우 대통령으로부터 다녀오라는 지시가 있었다』면서 자신의 상도동행이 노 대통령의 지시에 의한 것임을 강조.
최 수석은 이어 『합의문 유출은 박준병 총장의 과실일 따름이며 그외 어떤 의혹도 절대 있을 수 없다는 설명을 했다』면서 『김 대표도 당 기강 국정감사 등 국회운영문제에 대한 평소의 의견을 말했고 나도 이들 문제에 대한 노 대통령의 뜻을 전했다』면서 구체적인 의견교환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
최 수석은 『김 대표는 당무정상화를 위해 최고위원들과 먼저 만나 의견을 나누게 될 것이고,그 이후 필요하다면 총재와의 면담이 이뤄지게 될 것』이라며 선 당무정상화 후 면담이 청와대 입장임을 강조하고 『노 대통령도 시급한 당무정상화를 위해 늦어도 내일 안에 후임총장을 임명할 것으로 안다』고 귀띔.
▷민정계◁
전날 소속의원별로 소규모 모임을 갖고 대책을 논의했던 민정계는 30일에는 김 대표가 노 대통령의 4개 지시사항을 수용,금명간에 당무에 복귀한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일단 관망태세.
민정계는 청와대 4개 지시사항 중 「연내 개헌논의 유보」 방침이 재확인된 것은 사실상 공론화 시기를 「91년초」로 이월한 것이라고 해석하면서 합의각서 실체 확인과 함께 이번 파문의 성과로 분석하는 모습.
이날 상오 청와대를 방문,수습방안 등을 협의하고 당사로 돌아온 김 총무는 김종필ㆍ박태준 최고위원 방에 들러 사태수습에 따른 노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
김 총무는 노 대통령이 밝힌 4개 지시사항 중 합의각서 유출 관련자 엄중문책과 관련,『박준병 총장의 인책 이외에 뭐가 또 있겠는가』라고 반문.
그는 또 민주계측이 합의서 유출의 배후자로 박철언 전 정무장관 등 월계수회를 지목하고 있는 것에 대해 『무슨 배후가 있겠는가 물증도 없이…』라고 일축.
▷민주계◁
비민주계 인사와의 면담을 일체 거부하며 사태수습 구상에 몰두해오던 김 대표는 30일 최 정무수석과 김 총무를 만나 자신의 의중을 전달해 향후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입장정리가 끝난 느낌.
김 대표의 한 측근은 이에 대해 『김 대표가 그동안 자파 의원들로부터 여론을 수렴,필요한 모든 정보를 다 얻은 듯하며 남은 것은 어떤 처방을 내리느냐는 것뿐』이라며 『정국 혼미가 장기화되는 게 더이상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해 가부간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본다』고 면담배경을 설명.
김 대표는 두 사람을 만난 뒤인 하오 3시께부터는 『나의 결심과 생각을 충분히 전달했으니 이제는 기다릴 뿐』이라며 이후 측근들에게 『이날중 민주계 인사를 포함,누구와도 만나지 않겠다』며 내실에서 밤늦게까지 칩거. 때문에 주변에선 김 대표가 청와대측의 반응 여하에 따라 최종적인 자신의 거취를 밝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김 대표가 노 대통령의 4개항 지시 이외에 추가적으로 주문한 내용에 대한 관측이 무성.
김 총무는 요담 후 『할 얘기가 없는데…』라면서 『김 대표의 표정이 담담하더라』며 오고간 얘기를 사전 연막.
이에 앞서 김 대표는 이날 아침에도 상도동을 찾아온 박용만 서청원 최기선 심완구 김운환 김덕룡 조만후 강삼재 이인제 의원 등 자파 의원 15명과 조찬을 함께하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
한편 김 대표는 이날 저녁 평소 자주 들르던 성북동 「국시집」에서 경남고 3회 동창모임인 「삼수회」 회원 4명과 어울려 흠뻑 취할 정도로 술을 마시며 마음을 달래는 모습.
김 대표는 이날 하오 6시5분부터 무려 4시간20분 동안 이 음식점에 머물며 친구들과 대작했는데 이 자리에는 문병집 전 중앙대 총장과 김영일 전 증권협회장,박모 변호사와 사업을 하는 차모 씨 등 4명이 동석.
김 대표는 『내일 당사출근을 하느냐』고 묻자 손을 가로저으며 『또 공연한 소리…』라며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는데 술자리가 시작된 지 4시간쯤 지나 대기하고 있던 김기수 보좌관에게 인터폰을 통해 『상도동에는 아직도 기자들이 있느냐』며 물어오기도.
김 대표는 파장 후 김 보좌관의 부축을 받고 승용차에 오를 정도로 대취했는데 청와대회동 일정 등을 묻는 질문에 미소로만 화답한 후 곧장 자택으로 직행.
▷공화계◁
공화계는 노 대통령이 제시한 수습방안을 김 대표가 수용할지에 대해 엇갈리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일단 사태가 수습국면으로 접어든 데 대해 안도하는 분위기.
김종필 최고위원은 이날 아침 청구동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밤 청와대로부터 노 대통령과 김동영 정무1장관이 면담한 사실을 전해들었다』면서 『사태가 어떻게 수습될지는 김 대표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달려있다』며 신중한 자세를 견지.<조명구ㆍ신효섭 기자>조명구ㆍ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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