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번지면 경제건전성 회복 어려워”/“통화신용 정책에서 절제 중요성 알아야”/“금융자유화 부작용 최소화에 성패달려”『70년대 두차례의 오일쇼크를 겪으면서 일본은 1차때는 통화팽창을 통한 경기부양으로 대응해보고 2차때는 금융긴축을 통해 대응했다. 결과적으로 금융긴축이 안정적 성장을 보장한다는 게 확실해졌기 때문에 이번의 유가상승을 접하면서 우리의 선택엔 별다른 고민이 없다』
29일 상ㆍ하오에 걸쳐 한은별관 8층에서 열린 「한은창립 40주년 기념국제심포지엄」에서 미에노ㆍ야스시 일본은행총재는 이렇게 지적했다.
4백여명의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심포지엄엔 일본은행 총재외에도 헬무트ㆍ슐레징거 독일연방은행 부총재,제럴드ㆍ커리건 미국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에드워드ㆍ조지 영란은행 부총재 등 선진 4개국의 중앙은행 총재급이 발표자로 나서서 경제성장에서의 물가안정의 중요성,금융개방ㆍ자율화에 있어서의 중앙은행의 역할 등을 강조했다.
특히 일본은행 총재가 사례로 든 일본의 1,2차 오일쇼크 대응의 경우 1차때는 74년도에 소비자물가가 23%나 올랐고 이에 따라 일본경제가 침체로 곤두박질쳤다. 이러한 사태는 통화를 급속히 풀어버린 탓이라고 지적됐다.
반면에 2차때는 통화공급량을 1차때와 달리 적정선에서 묶어버렸다. 결과적으로 80년도의 소비자물가는 8%오르는데 그쳤고 성장률은 4%대를 유지했다. 미에노ㆍ야스시 총재는 이러한 사례를 통해 『인플레가 일단 번지고 나면 경제의 건전성을 되찾는데는 상당한 고통이 따른다는 사실과 통화신용정책에서의 절제의 중요성이 얼마나 중요한가 등 두가지를 일본에 깨우쳐 줬다』고 강조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김건 한은총재는 개회사를 통해 『금융자유화가 통화정책의 수립과 집행에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제,『자유화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마련이 금융자유화 추진의 중요한 정책과제』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각 발표자들의 내용요약.
▲헬무트ㆍ슐레징거 독일연방은행 부총재=90년은 전세계적인 정치발전뿐 아니라 경제ㆍ통화사상 일대 전환기가 되고 있다. 통화통합이후 동독은 시장경제체제로의 이행을 급속히 추진했지만 동독의 통화금융정책권한이 서독연방은행에 귀속됨에 따라 당초 우려했던 인플레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동독의 산업구조조정면에서는 노사 및 관계당국의 적응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러한 여건하에서 통일독일의 통화정책방향은 인플레 기대심리를 불식하고 사회 각계층의 소득요구가 통화팽창으로 뒷받침되지 않도록 안정속의 경제재건을 도모하는데 주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또 지나친 재정적자 확대는 물가상승을 초래하고 민간투자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특히 재정면에서의 긴축노력이 필요하다.
▲제럴드ㆍ커리건 미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현재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당면하고 있는 과제는 통화정책의 수립 및 집행,금융제도 전반에 대한 감독,그리고 금융결제 제도에 대한 감독 및 참여라는 세가지 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하여 통화가치 및 금융제도의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다. 특히 전자ㆍ통신의 발달로 주도된 금융혁신과 이로 인한 금융시장의 범세계적 통합화에 따라 금융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중앙은행의 임무수행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같은 환경변화에 대응하여 중앙은행은 기존의 시장모니터 활동이나 검사기준을 재조정하는 한편 감독정책의 집행을 탄력화하고 금융제도상의 기존결함을 개선하며 금융감독에 관한 국제적 협력을 강화하는 등 다각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에드워드ㆍ조지 영란은행 부총재=경제발전단계가 진전될수록 자원배분의 왜곡으로 성장이 저해되지 않도록 국민경제,특히 금융부문이 효율화되고 시장메커니즘에 대한 의존도가 제고되어야 한다.
영국의 경우 금융자유화는 자원배분의 효율화와 금융중개 비용의 절감이라는 측면에서 경제전반에 유익한 영향을 주었으나 금융부문자체로 보아서는 경쟁을 일층 격화시켰다. 특히 영국의 금융자유화는 비금융부문의 자금조달형태에 예상외로 광범위한 영향을 미침으로써 금융시장의 동향파악을 어렵게 만들고 통화정책의 효과파급과정에 변화를 초래해 통화정책수행을 어렵게 만들었다.
▲미에노ㆍ야스시 일본은행 총재=90년대 중앙은행의 과제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물가의 안정이다. 일단 발생한 인플레를 극복하는 과정은 매우 험난하기 때문에 금융정책은 인플레를 사전적으로 억제해 나가는데 주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두번째로 금융시장을 정비하여 시장메커니즘을 더욱 활용해 나가야 한다. 중앙은행에 있어서 금융시장은 금융정책 실천을 위한 장소인 동시에 경제의 실태를 반영하는 거울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로 금융자유화와 국제화가 급속히 진전됨에 따라 금융기관의 위험이 크게 증대하고 있으므로 중앙은행으로서는 금융제도의 건전성과 신인도를 유지하는데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홍선근기자>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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