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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스라엘 밀월 끝나는가/「팔인학살」 사건후 양국관계 급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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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스라엘 밀월 끝나는가/「팔인학살」 사건후 양국관계 급냉

입력
1990.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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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페만계기 대 아랍협력 강화/탈냉전 「서방교두보역」도 퇴색/이 “미서 페만­점령지 연계 가능성” 우려【타임 11월10일자ㆍ본지 특약】 21명의 팔레스타인인 생명을 앗아간 예루살렘 템플마운트 사건으로 증폭된 유태ㆍ아랍계간의 갈등으로 미­이스라엘관계가 사상 최악의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지난주 미국은 이라크에 대한 보복을 강화시키기 보다는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유엔에 동조했다. 또 잇따르고 있는 미국의 대 이라크 협상설은 이스라엘에 최대 위협적 존재인 사담ㆍ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건재 가능성마저 점치게 하고 있다.

더구나 미 상원은 지난주 67억달러에 달하는 이집트의 대미 군사원조 부채를 탕감시켰는데 미국이 이스라엘보다 이집트측을 배려하기는 사상 처음이다.

이러한 조짐들은 이스라엘측에 미국이 이스라엘이 지닌 이 지역의 전략적 가치를 낮게 평가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더나아가 페르시아만 위기 해결과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 등 이스라엘 점령지문제를 필연적으로 연계시켜야 한다는 우려를 낳게 했다.

하지만 강경입장의 이츠하크ㆍ샤미르 이스라엘 총리는 요지부동이다. 샤미르 총리는 이라크문제가 다시 관심의 초점이 될 수 있도록 유엔의 조사단 파견을 받아들이라는 조지ㆍ부시 미대통령의 친서를 무시함으로써 양국간의 틈은 더욱 벌어졌다. 미국은 그 즉시 12일 사이에 두번째로 이스라엘의 비타협적 태도를 규탄하는 안보리 결의안에 동조했다.

양국간의 문제는 정치적일뿐 아니라 지도자간의 감정싸움이기도 하다. 부시 대통령이 샤미르 총리를 개인적으로 싫어한다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며 제임스ㆍ베이커 국무장관은 이스라엘을 방문한 적도 없거니와 방문할 의도도 없는 것 같다.

여하튼 유엔의 만장일치 결의는 한편으로 샤미르 총리를 질책하고 또 한편으로는 이라크를 응징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에 동조한 아랍국가들을 다독거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페만사태로 이스라엘­아랍문제에 있어서 그간의 미국의 접근방식이 서서히 변화하고 있음을 강력히 시사해 준다.

서로간의 차가운 눈길과 격앙된 언어는 그동안 워싱턴과 예루살렘사이에 전무하다시피 했다. 그러나 페만사태는 이 지역에 있어 미국의 이익과 우방체계 등 구조적 틀을 한순간에 흔들어 놓았다. 미국은 아랍국과의 협력을 강화시키지 않을 수 없으며 아랍국들은 그 대가로 「공평한」 대우를 바라게 됐다.

사실상 지난 8월2일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이후 미국의 전통적 우방인 이스라엘의 사태해결을 위한 「역할」이라곤 부시 대통령이 주지한 것 같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것이다. 한 국방전문가는 이번 사태로 『미 행정부내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전략적 가치를 재고하게 만들었다』며 이스라엘측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해야 『정보제공뿐 달리 아무 도움을 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여기에 냉전체제의 종식으로 중동에 있어 미소간의 대립관계가 청산되면서 서구의 이익과 가치를 지키는 교두보라는 이스라엘의 역할도 의미를 상실하게 됐다.

미국 관리들은 말할 것도 없고 이스라엘 관리들 조차 사석에서 부시가 후세인을 제압한후 이스라엘측에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양보를 강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만약 그러하다면 부시로서도 그의 전략을 바꿔야할 것이다.

워싱턴은 이번에도 한 목소리를 내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부시의 비난에도 불구,상원은 이스라엘에 대한 30억달러 이상의 연례원조안을 76대 23,압도적 표차로 통과시켰으며 추가로 7억달러 상당의 군장비를 지원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아무리 부시의 「채찍」이 아프더라도 이같은 「당근」이 계속 주어지는 한 이스라엘의 입장이 쉽사리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샤미르의 대변인인 아비ㆍ파즈너는 『압력에도 우리가 끄떡없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를 해결하는데 샤미르만이 장애는 아니다. 페만사태는 아랍­유태계간의 갈등을 최고조에 달하게 했다. 템플마운트사건 이전에 이미 유태ㆍ팔레스타인 양측의 온건론자들은 설자리를 잃은 채 팔레스타인인들은 보다 급진적이 됐고 이스라엘 당국은 동시에 경색돼 갔다.

템플마운트사건은 이를 표면화시키면서 양측에 타협의 여지가 전혀 없음을 입증해 줬을 뿐이다. 인티파다(팔레스타인봉기)의 지도부는 이스라엘군과 정착민을 「처형」할 것을 촉구하고 이스라엘 강경파들은 이에 철저한 보복수단으로 맞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평화적 공존이라는 이스라엘의 꿈인 예루살렘은 2천명의 무장된 경찰에 의해 간신히 유지되고 있다.

물론 가장 논리적인 대안은 대화이다. 하지만 공포와 시기가 점증하고 있는 이스라엘에서의 실현은 거의 불가능하다. 영토문제에 관한 협상을 거부함으로써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오직 폭력적 방법만이 국가를 건립할 수 있는 방편임을 확신시키고 있다. 반면 팔레스타인인들의 유태인을 향한 「검의 전쟁」은 얼마 남지 않은 이스라엘내 온건론자를 강경파로 바꿔놓고 있다.

만약 부시가 진정으로 이 사태의 해결을 원한다면 미국은 양쪽 모두에 보다 강경한 입장을 보여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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