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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비,「경제전쟁」급템포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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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비,「경제전쟁」급템포 추진

입력
1990.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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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기업 과실송금 허용」등 잇다른 포고령/「절충안」약점보완 노려… 일부선 “미봉책”우려고르바초프의 경제개혁절충안이 지난주 소 연방 최고회의에서 통과된 이후,소련 정부는 이에 따른 후속조치를 잇달아 발표,소련은 지금 「경제전쟁」이 한창이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26일 루블화의 공식환율과는 별도로 새로운 상거래환율을 설정해 내달 1일부터 시행하고 외국투자자들의 기업체 1백% 소유 및 과실송금을 인정하는 포고령을 내렸다.

이 포고령은 또 일반시민이 기업체의 주식과 채권 등을 보유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소련 정부는 이에 앞서 외국기업들은 각 공화국들과 독자적으로 합작투자 등의 계약을 하도록 조치했다.

리즈코프 총리는 이와 관련,지난 22일 빠르면 오는 91년말까지 각 공화국정부가 외국과의 무역으로 벌어들이는 경화수입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소련 정부가 이례적인 후속조치를 발빠르게 취하고 있는 까닭은 샤탈린 대통령 위원회위원이 제안한 「5백일경제개혁안」을 고르바초프의 절충안에서 제대로 수용하지 못한 약점을 보완키 위한 결과다.

고르바초프는 지난 6월 옐친 러시아공 최고회의의장과의 비밀회동을 통해 샤탈린이 이끄는 경제개혁팀이 마련할 시장경제로의 전환계획을 채택할 것을 약속했었다.

고르바초프는 그러나 이같은 합의를 깨고 자신의 주지지세력인 리즈코프 총리 등 온건개혁파의 압력에 굴복,보다 완만한 시장경제개혁안을 채택했다.

고르바초프는 만약 샤탈린의 5백일개혁안을 추진할 경우 이에 따른 부작용으로 자신의 권력기반이 위협당할 것이라는 정치현실을 감지한 것으로 추측된다.

즉 온건개혁파의 거두인 리즈코프 총리가 사임하고 정부와 군ㆍKGB 등에서 자신의 지지세력들이 등을 돌릴 경우 고르바초프는 결국 급진개혁세력으로부터 무차별 공격대상이 될 것이라는 것을 인식했고,비록 샤탈린안이 침체의 늪에 빠진 경제를 회생시킬 가장 현실적 대안인 점을 인정하면서도 정치적 위험이 없는 절충안을 택한 것이다.

따라서 고르바초프의 절충안은 약점들도 많은데 이를 보완키 위해서는 비상대권을 이용,가장 시급한 경제현안을 해결할 수 밖에 없게 된 셈이다.

러시아공을 비롯,각 공화국들은 연방정부의 경제통제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통화팽창 인플레와 물가상승 생필품난 수출부진 등의 경제난국은 소련을 파산직전까지 몰고가고 있기 때문이다.

고스콤스타트(국가통계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소련경제는 지난 2년간 무역적자가 계속되고 있으며 올들어 지난 9월까지 총생산량도 지난해 동기에 비해 99.1%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GNP 역시 1.5%가 하락했으며 인플레도 9%를 기록했지만 실제로는 2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에 따라 실업자수는 2백만에 육박하고 있고 극심한 물자부족현상에 따라 암시장 가격이 올연말까지 무려 2백∼3백%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잦은 파업으로 탄광과 유전,공장 등이 가동을 중단하는 등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는 셈이다.

따라서 상거래를 위한 새 루블환율의 적용은 수입을 줄이고 수출을 촉진하기 위한 평가절하조치로 오는 11월1일부터 공식환율이 1달러당 0.56루블에서 1달러당 1.80루블이 된다.

또 외국인 투자포고령에 따라 외국기업들은 과실송금의 허용으로 그동안 꺼려왔던 투자를 과감하게 할 수 있게 돼 비능률적인 국내기업 대신 모자라는 물자를 공급하고 현대적인 경영방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지난해 56%나 늘어난 통화량으로 은행에 저축된 5천억루블에 달하는 유동자금도 기업의 주식을 구입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기업의 투자기금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고르바초프의 일련의 경제개혁조치가 소련의 경제난국을 해결하기에는 일시적인 미봉책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러시아공도 내달 1일부터 독자적으로 샤탈린의 5백일 개혁안을 시행키로 공언하고 있어 고르바초프의 연방정부와 일대 격돌이 예상된다.

경제개혁에 따른 이같은 진통으로 소련 국민들은 올 겨울을 그 어느때보다 추위에 떨면서 지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이장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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