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만 5∼6곳 성업/관련서적 판매서 면접요령 지도까지/회원모집 매달 취업정보담아 우송도입사시험 준비생들이 보다 쉽게 취업문턱을 넘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입사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취업시험 준비학원,수험도서 전문출판사,취업정보지등 종전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각종 입사업종이 속속 등장,「예비직장인」들을 손짓하고 있다.
이름조차 생소한 입사산업이 번창하는 것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취업전쟁때문.
각종 수험도서판매라는 기존의 서점 기능에다 입사정보까지 함께 끼워파는 시험센터는 구직난이 만들어 낸 새로운 이색 업종중 대표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서울에서만 줄잡아 5∼6곳이 취업성수기를 맞아 성업중인데 서울 종로2가 장안빌딩내 종로시험센터(대표 박용)가 이 업종의 선두주자.
이센터는 취업도서 전문서점으로 입사준비에 대한 상담과 함께 취업정보를 가입회원들에게 우편을 통해 정기적으로 알려주는 정보뱅크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50여평의 매장이 수많은 책으로 가득 메워져있는 점은 보통 서점과 같다.
그러나 책제목을 살펴보면 「5대기업 실전문제집」「최신 7급 영어」「적중 국민윤리」등 취업에 관한 내용이 일색을 이루는 점이 크게 다르다.
전국의 1백여 출판사가 출간한 2백여 종류의 최신 수험서 일체를 전시ㆍ판매하고 있다는게 센터측의 설명이다.
수험서는 크게 기업체 및 공사시험,자격시험,공무원시험 등 3가지로 분류된다.
기업체 및 공사의 경우 인문계열ㆍ기술계열ㆍ금융계ㆍ언론계ㆍ공사로 나누어지고 금융계는 또 다시 은행ㆍ보험증권ㆍ투자신탁ㆍ단자 등으로 세분되기까지 한다.
주요기업들이 이중응시를 막기위해 같은날 시험을 치르는등 입사시험도 대학입시와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 수험서에서도 수학하면 「정석」하듯이 과목별로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는 「바이블」이 있다.
1ㆍ2층에 각각 마련된 상담창구에는 직원 6∼7명이 고객들과 상담을 벌인다. 희망직장과 준비정도를 간단히 알아보고 이에 알맞은 수험서를 추천ㆍ판매하고 시험준비요령등도 알려준다.
상담자들은 일류대학의 순수과학전공자들을 안내하기가 가장 어렵다고 한다.
이들은 학교의 지명도와 순수학문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해 입사시험준비를 대체로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
2층의 자료박스는 이 센터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곳. 응시항목별로 기출제문제와 출제경향을 모아두었는데 자료를 열람하고 복사할 수 있다.
이 센터는 회원들을 우편으로 관리하는 정보뱅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6개월회비 7천원을 내면 매월 1∼2회씩 정기회보와 취업정보를 보내주고 있으며 입사원서 교부 및 접수를 대행하기도 한다. 정보가 상대적으로 뒤지는 지방에서 호응이 높아 회원은 1천명을 넘는다고 한다.
이 센터 대표 박씨는 취업시험 전문강좌학원인 행정고시학원과 수험도서 출판사 박문각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 수강생들의 요구로 시험센터를 86년 개설했다고 밝힌다.
장안빌딩 3층에서 시작한 이센터는 고학력자의 양산과 함께 호황을 구가,지난 88년 현재의 1ㆍ2층으로 내려왔고 최근에는 서울 노량진동에 분점까지 차렸다.
입사산업계의 최대관심은 주요기업들의 시험이 일제히 치러지는 오는 11월4일 일요일에 쏠리고 있다.
경쟁사보다 먼저 문제를 입수,상품화시켜야 하고 합격자와 낙방자에 맞는 시장전략을 세워야 하기 때문.
1차합격자를 위한 면접가이드는 대개 비슷하다. 지원회사에 대해 미리 연구해 자기소개 연습에 반영하는 한편 시사상식과 전공에 대해 최종정리를 한다는 것등. 면접장에서는 명확하고 바른자세로 답변,깔끔한 첫 인상을 주도록 당부한다. 심지어 머리는 2∼3일전에 미리 다듬고 손톱도 짧게 깎으라는등의 구체적 지시까지 해야한다.
낙방자의 경우 내년초에 대거 실시되는 공무원시험과 자격시험쪽으로 유도해야 한다. 특히 이들 시험은 응시과목이 많은 까닭에 황금시장으로 꼽힌다.
한편 기업체 인사담당자들은 체계적으로 시험준비를 하고 실력을 쌓는것은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21세기 경제를 이끌 젊은 인재들에게는 무엇보다 창의력과 진취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김경철기자>김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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